메디컬에스테틱, 다음 먹거리는 ‘스킨부스터’

[세계비즈=정희원 기자] 최근 메디컬에스테틱 업계에서 가장 떠오르고 있는 키워드가 바로 ‘스킨부스터’다.

 

스킨부스터는 말 그대로 피부(skin)과 활성화제(booster)를 합친 단어다. 피부에 직접 유효물질을 주사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주입해 미백·주름개선·건조함 개선 등 다양한 안티에이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황종익 아이디피부과 원장(피부과 전문의)이 스킨부스터 시술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업계는 이같은 스킨부스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필러·보톡스가 기본적인 미용시술로 대중화된 상황에서 제약·바이오업계들은 새로운 먹거리에 눈을 돌리고 있다. K-보톡스·필러를 넘어 세계 스킨부스터 시장도 선도하겠다는 의지다.

 

스킨부스터는 필러나 보톡스처럼 근육을 변형시키거나, 보충물로 외형을 개선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촉촉하고 매끈한 피부로 개선하는 효과로 ‘동안 시술’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간단히 주사나 MTS 등으로 절개없이 이뤄져 회복이 빠른 것도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생활화되자 스킨부스터 등 피부 시술을 고려하는 의료소비자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초창기 스킨부스터는 기존에 존재하던 의약품을 피부 진피에 주사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히알루론산 성분을 주사하는 ‘물광주사’, 보툴리눔 톡신을 주입하는 ‘스킨보톡스’, ‘태반주사’ 등이 대세를 이뤘다.

 

각각 수분을 충전하고, 콜라겐을 생성하며 진피층을 탄탄히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도 많이 시행되는 스테디셀러다.

 

물광주사의 경우 초기에 엘러간(쥬비덤)과 갈더마(레스틸렌) 등 해외 기업들이 선도했다. 하지만 이후 휴온스(휴메딕스)·휴젤·메디톡스 등이 등장하며 국산 제품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 해외 ‘오리지널’ 히알루론산 필러 못잖은 제품력 덕분이다. 

 

이후 기존 보툴리눔톡신·히알루론산 필러가 아닌 피부에만 적용하기 위한 ‘스킨부스터’가 나오기 시작했다. 1세대 제품이자 스킨부스터 열풍을 이끈 게 바로 파마리서치프로덕트가 2014년 선보인 ‘리쥬란’이다. 리쥬란은 ‘피부재생’을 돕는 스킨부스터다.

1세대 스킨부스터이자 스테디셀러로 떠오른 파마리서치프로덕트의 리쥬란

이는 PN(polynucleotide, 폴리뉴클레오티드)과 PDRN(polydeoxyribonucleotide,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 등을 유효성분으로 한다. 당장 시술 후 변화가 나타나기보다, 피부 속부터 튼튼하게 만드는 ‘자양강장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이를 통해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고, 유수분 밸런스를 조정한다.

 

KB증권은 지난해 말, 파마리서치프로덕트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다양한 요인 중에서도 ‘리쥬란 수출 증가 등 의료기기 부문의 본격 성장이 확인되고 있는 점’을 강점으로 들었다.

 

리쥬란의 ‘초대박’ 이후 수입 스킨부스터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에서 제조한 ‘잘루프로’는 밀라노주사로, 프랑스 필로르가 사에서 만든 ‘필로르가’ 등이 샤넬주사 등으로 불리며 대세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줄기세포 성분을 활용한 스킨부스터도 등장하고 있다.

 

휴온스의 계열사 휴메딕스는 국내 줄기세포·엑소좀 연구 기업 프로스테믹스의 스킨부스터 ‘셀엑소좀(CellExosome)’에 대한 국내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에서의 입지강화에 나서고 있다.

메디톡스가 지난해 스킨부스터 시장에 뛰어들며 선보인 뉴라덤

메디톡스 역시 신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해 2월 스킨부스터 ‘뉴라덤’을 론칭,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뉴라덤’은 메디톡스 연구진이 개발한 특허 받은 펩타이드 ‘엠바이옴-비티’를 기반으로 하는 스킨부스터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뉴라덤은 스킨부스터를 시작으로 다양한 코스메슈티컬 분야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성분은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네어 복합체에서 유래한 펩타이드의 조합으로 만들어졌다. 피부 미백 및 주름 개선 효과로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이미 뉴라덤은 관련 시장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휴메딕스는 2011년 물광주사 전용 인젝터인 ‘더마샤인’을 선보이고, 업그레이드를 지속해 통증을 줄인 치료를 이어나가고 있다. 부스터 제제뿐 아니라 제품을 더 아프지 않고,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개발에 나선 것이다. 이후 자사 히알루론산 필러인 ‘엘라비에’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휴메딕스의 더마샤인 밸런스

휴메딕스 관계자는 “더마샤인 밸런스는 ‘물광’이라는 새로운 뷰티 트렌드를 창출했던 제품”이라며 “국내 성공 노하우를 기반으로 호주, 유럽, 중남미, 중국 등 다양한 국가로 진출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킨부스터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더 새롭고, 효과적인 성분의 스킨부스터를 찾는 의료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메디컬에스테틱계의 큰형님부터 작은 바이오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개발에 나서는 추세”라고 했다.

 

한편, 이같은 트렌드에 국내 대형 병원에서도 스킨부스터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아이디병원의 경우 쁘띠성형 네트워크 ‘아이디뷰플’을 론칭하며 스킨부스터 특화센터를 강화했다. 아이디피부과의 분석 결과, 스킨부스터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리쥬란 시술자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6.4% 증가했으며, 엑소좀은 1633% 뛰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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