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신혼에만 초점 맞춘 40년 모기지론… 부동산 ‘낀 세대’는 어쩌나

-신혼부부 기간 넘긴 1자녀 가구… 금리 혜택·청약 등에서 소외
-생애첫주담대 활용성 떨어지고, 신용대출도 어려워… 개선 필요

주택담보대출 등 내 집 마련 금융 지원정책이 신혼부부 또는 다자녀 가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따라 신혼부부는 아니면서 1자녀를 두고 있는 무주택자 등 정책에서 배제돼 있는 계층에 대한 지원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 “신혼부부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자녀 가정도 아닌 1자녀의 40대 초반의 부동산 ‘낀세대’는 어떻게 하나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A씨(40·서울 거주)는 최근 주택마련 걱정 때문에 고민이 깊다. 전세값은 상승했고, 매물도 없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에 맞춰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를 2년 전부터 알아봤지만, 시세가 24평 기준 2년 전 5억원에서 현재 8억2000만원(네이버 부동산 시세 기준)까지 뛰어올랐다.  임대아파트 청약도 수십 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A씨처럼 신혼부부도 아니면서, 1자녀 가구가 임대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생애첫주택자금대출’을 알아봤지만, 주택평가액 5억 이하에 한도 2억원까지라 서울에서는 현실성이 없다. 보금자리론, 디딤돌, 적격대출 역시 마찬가지며, 서울시 모든 지역이 조정 및 투기지역으로 묶이면서  불가능하다. 최근 40년 만기 주담대가 나온다고 해서 들뜬 마음으로 살펴봤지만 이 역시도 신혼부부에 한정돼 있다. A씨는 “3대 학군(강남·목동·중계동)으로 갈 생각도 없고, 부동산 투자 목적도 전혀 없다. 그저 아이가 전세 때문에 전학 다니지 않고, 안정적으로 초중고를 다닐 수 있는 집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 40년 초장기 모기지, 청년·신혼부부 우선 적용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만기 40년 초장기 정책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올해 하반기 도입하기로 했다.  40년 초장기 정책모기지는 청년과 신혼부부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보금자리론은 소득 연 7000만원 이하, 주택가격 6억원 이하 등의 조건에 부합할 때 받을 수 있으며, 청년 전·월세 대출 관련 만 34세 이하 청년에게 2% 초반 금리로 7000만원 이하의 보증금과 월 50만원 이하의 월세를 지원하는 상품이 주요 골자다.

 

주거 약자인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담대는 필요한 금융정책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행복주택, 더불어 나눔주택 등 주거 약자를 위한 금융정책을 내놓는 등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면서 최근 폭등하고 있는 아파트 시세를 안정화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사진=연합뉴스

◆ 신혼부부 기간 넘긴 1자녀 가구는 어떡하나

 

다만 A씨와 같은 초등학교 입학 1∼2자녀를 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세대주를 위한 정책 모기지론은 없다는 게 문제다. 이들은 정책상 신혼부부 기간을 초과해 혜택을 받을 수 없으며, 다자녀 가구에도 속하지 못해 금리 혜택이나 주택 청약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특히 ‘생애첫주택자금대출’ 관련 상품은 활용성이 제로에 가깝다. 정부의 ‘내집마련디딤돌대출’의 경우 연소득(부부합산) 7000만원 이하인 자, 평가액 5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호당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5억원 이하 주택을 찾기도 어렵고, 또한 2억원 한도이기 때문에 필요의 경우 추가 신용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최근 정부가 치솟는 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이같은 금융정책 편향은 아파트 거래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주택 및 아파트 거래시장은 부동산 생애주기적 관점에 따라 줄곧 40~50대가 주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거래 중심이 30대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건수는 3만6177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30대는 2만9079건으로, 2만8824건을 나타낸 40대를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현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근근로자 부채’ 현황에 따르면 30대 이하 주택담보대출 평균 잔액은 2018년 2240만원에서 2019년 2454만원으로 증가한 반면 40대 주담대 평균잔액은 2018년 2857만원에서 2814만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 현실에 맞는 촘촘한 대책 나와야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투자)’이나 전세난 등의 요인으로 30대 아파트 매입 건수나 대출 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청년층이나 신혼부부에게 금리 혜택을 많이 준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생애주기적 관점의 부동산 그래프도 30대 쪽으로 이동하며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값이 폭등하면서 서울지역에서는 평가액 5억원 이하 아파트가 사실상 사라졌다. 대림동의 전용면적 13평 아파트도 현재 매매가가 6억7000만원”이라며 “생애첫주택자금대출 상품이 나온 지 10년이 지난 만큼, 현실에 맞게 요건 등을 개선할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 주택 관련 금융정책 상품은 신혼부부나 다자녀 가정을 중심으로 금리 우대 등 혜택의 폭이 넓다”라며 “1~2자녀 가구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 이들을 위한 정책 상품 등 보다 촘촘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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