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성장률 선방?…경제회복 속도 갈수록 처져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다른 국가에 비해 선방했지만, 경제회복 속도는 갈수록 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산업통상자원부

[임정빈 선임기자]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한국 성장률이 -1.0%로 미끄러졌지만 주요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4분기 성장률은 일본과 캐나다 등 여러 국가들보다 뒤지는 등 성장 회복 속도는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실질 성장률은 -1.0%로 관련 자료가 발표된 15개 주요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다. OECD는 회원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비회원국이지만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국가의 성장률 발표치를 모아 공개하고 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성장률은 중국(2.3%), 노르웨이(-0.8%)에 이어 15개국 중 세 번째로 높았다. 한국에 이어서는 인도네시아(-2.1%), 스웨덴(-2.8%), 미국(-3.5%), 일본(-4.8%), 독일(-5.0%), 프랑스(-8.2%) 순이었다. 영국(-9.9%)과 스페인(-11.0%)은 -10% 안팎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관광 등 서비스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국가는 코로나19 충격을 많이 받았지만 중국과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노르웨이는 중국처럼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인구 10만명 당 확진자 수가 유럽에서 핀란드 다음으로 가장 적게 나타나는 등 방역 조치 덕을 봤다.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이 살아나며 수출이 회복한 점도 한국의 역성장 폭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4∼5월 수출액은 20% 넘게 급락했으나 반도체 경기 덕에 11월(4.1%), 12월(12.6%) 연달아 플러스 성장했다.

 

정부 재정지출 영향도 있었다. 지난해 민간 부문의 성장 기여도는 -2%포인트였지만 정부는 1.0%포인트였다. 코로나19에 민간소비가 위축됐으나 추가경정예산 등 확장재정이 성장률 급락을 완화하는 데 일부 기여했다.

 

하지만 지난 4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1%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둔화하는 추세다.

 

이 기간 콜롬비아(6.0%)와 멕시코(3.1%), 일본(3.0%), 캐나다(1.9%), 이스라엘(1.5%), 리투아니아(1.2%)의 성장률은 한국보다 높았고, 헝가리와 라트비아는 한국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뒤를 이어 미국과 영국도 1.0%로 경제회복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OECD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전 세계 50개 주요국의 2021년도 성장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전망치는 2.8%로 29위다.

 

지난해 4분기 이후 경기회복 속도에 있어서는 시간이 갈수록 뒤처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OECD는 중국이 올해 8.0% 성장하며 50개국 가운데 성장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지난해 역성장 골이 깊었던 프랑스(6.0%), 스페인(5.0%)도 기저효과 영향 등에 급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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