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택한 하나은행, 새 수장에 박성호 부행장

"디지털·글로벌·자산관리 분야 경험 강점"

하나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및 하나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박성호 현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사진)을 차기 하나은행 행장으로 추천했다. 하나은행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하나은행 새 행장에 박성호 현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이 내정됐다. 지성규 현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하나금융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수장을 교체하며 변화를 꾀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25일 개최된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 및 하나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등 5개 주요 관계회사의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을 마무리지었다.

 

박성호 하나은행 대표이사 은행장 후보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했다. 이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은행장과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현재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으로 재임 중이다.

 

그룹 임추위는 박 후보에 대해 “증가하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중요도가 커지고 있는 디지털과 글로벌, 자산관리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식견을 바탕으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최고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특히 임추위는 박 후보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과 하나금융티아이에서 CEO를 역임한 준비된 은행장으로, 최고경영자로서의 경험이 향후 하나은행을 리딩 뱅크로 도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부연했다.

 

박 후보는 하나금융 차기 회장 숏리스트에도 포함된 인물이다. 지난 24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4연임이 확정된 가운데, 차기 하나은행장 교체 시 가장 유력한 행장 후보로 거론돼왔다. 박 후보는 다음달 하나은행 이사회 및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새 행장에 최종 선임된다. 

 

박 후보는 행장 취임 후 글로벌 확대 및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냄과 동시에 다음달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을 아푸고 소비자보호 규제비용 증가에 대응에 주력할 것을 보인다. 자산관리 분야의 경력을 토대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도 매진할 전망이다.

 

한편, 지 행장은 다음달 주총일을 끝으로 2년의 임기를 마친다. 그는 취임 첫해인 2019년 당기순이익 2조 1565억 원을 내며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지난해 높은 대출성장세(9.5%) 시현, 자산건전성 강화뿐만 아니라 베트남 BIDV 지분 인수, 디지털 전환 등 적잖은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 및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며 연임엔 실패했다. 회장 후보군 숏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걸 두고서도 이 같은 ‘제재리스크’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밖에 차기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후보엔 이은형 현 하나금융 부회장이 추천됐다. 장경훈 현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과 윤규선 현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오화경 현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은 각사 CEO로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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