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아이컨택] 캡슐 담배 켄트, 형 넘는 아우의 탄생

[김기자의 Eye Contact]

 

사진=서울 종로구 인근 편의점에서 광고되고 있는 켄트 더블 프레쉬. 김대한 기자

 

담배업계는 캡슐 담배 열풍이다. 킹사이즈 담배에서 캡슐이 담긴 슬림사이즈로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중심엔 ‘에쎄 체인지’가 자리 잡고 있고, 다른 담배들이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BAT코리아는 최근 수퍼슬림 더블 캡슐 신제품인 ‘켄트 더블 프레쉬(이하 켄트)’를 출시했고, JTI 코리아는 담배 냄새를 줄여주는 LBS(Less Breath Smell) 기술이 적용된 신제품 ‘메비우스 LBS 믹스그린 수퍼슬림 1mg’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캡슐 담배 시장이 뜨거워진 것은 미래 소비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잰걸음으로 해석된다. MZ세대가 당장의 구매력은 낮아도, 결국 새로운 소비권력으로 올라설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이 추구하는 흡연 트렌드를 선제 공략한 것이다.

 

이곳저곳에서 탄생하는 슬림 담배의 인기 이유가 무엇인지, 더 나아가 대표 캡슐 담배들의 향후 판도를 예측해 보기 위해 담배를 쥐어봤다.

 

1일 종로구 인근의 편의점에서 ‘켄트’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에쎄 체인지’도 바로 옆자리에 있다. ‘켄트’를 먼저 체험했다. 두 개의 중 아래 캡슐 하나를 터트렸다. 처음 든 생각은 잔향이 불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전 기억을 떠올려보면, 킹사이즈나 타사의 담배의 경우 입에 머무는 독한 냄새가 역한 느낌을 줬다. 이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가볍게 느껴졌다. 남아 있는 밀도감은 흡사 전자 담배와 유사할 정도다.

 

재밌기도 했다. 선택의 폭이 넓어 호기심도 유발한다. ‘켄트’의 경우 필터에 탑재된 두 가지 캡슐을 소비자 취향에 맞게 터뜨릴 수 있다. 2개의 캡슐이 들어있어 조합에 따라 한번에 4개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두 개 모두를 터트리니 껌과 같은 향기가 나며 맛이 진해지는 차이가 선명했다. 물론 모든 조합에도 잔향은 거북하지 않다는 게 공통점이다.

 

사진=에쎄 체인지 3종. KT&G 제공

 

캡슐 담배의 ‘큰형님’인 ‘에쎄 체인지’는 어떨까. 오랜만에 만난 에쎄 체인지는 특유의 청량감이 여전히 뚜렷했다. 익숙한 시원한 느낌이 가장 인상적이다. 다만 켄트에 이어 곧바로 피다 보니 잔향이 거북했다. 오랜 기간 담배를 멈췄던 흡연자에게는 더 독한 향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업계에선 ‘냄새 저감’에 공력을 다하고 있다. MZ세대는 개성을 중시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특징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는 데,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닐슨(Nielsen)에 따르면, 국내 연초 담배 시장에서 가향 및 캡슐 담배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5년 18.7%에서 2019년 38.4%로, 5년만에 105% 가까이 늘었다. 담배를 피우는 10명 중 4명이 캡슐 담배를 찾고 있다.

 

캡슐 담배에 대한 미래의 주도권도 어디로 흘러갈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켄트’ 측은 원조를 내세우며 2030 연령층의 트렌디한 흡연소비자를 겨냥할 계획이다. 실제 ‘켄트’는 지난 2010년 국내 담배 업계 최초로 캡슐을 필터에 장착해 선보이며 국내 캡슐 담배의 원조다. 하지만 인지도에선 ‘에쎄 체인지’가 큰형님 격이다. 가향 및 캡슐 담배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온 ‘에쎄’ 시리즈에 맞서 냄새 저감과 다양한 재미로 무장한 ‘켄트’. 형을 넘는 아우의 탄생이 기대된다.

 

kimkorea@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