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후배들아, 즐겁게 야구하자~”
송승준(41·롯데)에게 2021년은 특별하다. 플레잉코치라는 직함을 가지고 출발한다. 선수 유니폼을 입고 맞이하는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다. 선수생활을 이어가다 중간에 은퇴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스프링캠프 기간에도 사직야구장과 김해 상동구장(퓨처스구장)을 오가며 때로는 선수로, 때로는 지도자로 구슬땀을 흘렸다. 송승준은 플레잉코치에 대해 “선수 겸 코치라고 봐주시면 된다”고 설명하며 “확실히 하루하루 마음가짐이 다른 것 같다”고 솔직한 맘을 표했다.
플레잉코치를 제안 받은 것은 작년 10월이다. 구단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송승준은 “솔직히 말해 처음엔 어리벙벙했다.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밝혔다. 고민 끝에 후배들의 말벗이 돼주기로 했다. 송승준은 “아직은 코치보다 선배에 가깝지 않겠느냐”면서 “평소처럼 편안하게 다가가려 한다. 대신 마운드에서 어떤 자세여야 하는지, 심리적으로 흔들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에 대해 경험을 토대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주려 한다”고 말했다.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송승준은 원클럽맨이다. 2007년 롯데에 입단 후 14년간 자리를 지켰다. 구단 역대 최다승 2위(109승), 3연속 완봉승(2009년) 등 굵직한 기록들도 대거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쉬움을 먼저 토로했다. 특히 가을야구 때의 기억이 마음에 걸리는 듯했다. 통산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1승6패를 마크했다. “아직도 죄송하다”며 운을 뗀 송승준은 “당시엔 너무 들떴던 것 같다. 완벽하고자 하는 욕심이 독이 됐다”고 털어놨다.
“즐겁게 야구하자.” 한 때 송승준은 한국시리즈 7차전 마운드에 오른 자신을 상상하곤 했다. 이제는 그 영광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려 한다. 송승준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2~3년 안에는 롯데가 꾸준히 성적을 내는 강팀으로 올라서길 바란다.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픈 말은 ‘즐기자’다. 송승준은 “압박감을 가지지 않았으면 한다. 책임감은 가져야 하지만, 야구를 하는 동안만큼은 언제나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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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송승준이 선수로서의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다. 후배들을 향해 기꺼이 서포터 역할을 해주겠다는 송승준은 보다 즐겁게 야구하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