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이 ‘깜깜’ 머리가 ‘핑’ 심한 빈혈 증상... 혹시 자궁근종일까?

[정희원 기자] 직장인 박모 씨(47)는 작년부터 심해진 빈혈로 시도 때도 없이 머리가 어지러워 일상이 피곤하다. 처음에는 잠시 쉬면 괜찮아졌으나, 최근에는 식은땀이 나면서 눈앞이 깜깜해져 주변 사람들의 부축을 받기도 했다.

 

그러던 중 정기검진차 방문한 산부인과에서 '자궁근종'으로 인해 빈혈 증상이 심해진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매달 생리를 반복하는 여성은 남성보다 빈혈 발생률이 월등히 높다. 빈혈 증상을 겪으면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장기간 내버려 두기 쉽지만, 자궁근종 등 자궁질환의 발병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uterus problems visualisation on woman`s body

빈혈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자궁질환인 ‘자궁근종’은 여성의 자궁 근육층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악성은 아니지만 생리과다, 빈혈, 부정출혈, 생리통, 빈뇨, 복부팽만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여성에게 가장 흔한 자궁질환 중 하나로 가임기 여성의 40~60%가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김하정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모든 자궁근종이 출혈, 빈혈로 이어지지 않지만, 자궁 안쪽에서 자란 자궁근종의 경우 생리량이 많아지고 만성 빈혈이 올 수 있다”며 “3개월 새 생리량이 급격하게 늘었거나, 평소보다 빈혈 증상이 심해졌다면 자궁질환 검진을 반드시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자궁질환이 있다고 해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과거에는 자궁에 이상이 생기면 자궁을 적출하거나 개복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치료를 꺼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복강경', '자궁경' 등의 최소절개 근종제거술과 'MR하이푸', '자궁근종색전술'등 무침습, 최소침습의 자궁보존 치료법 등 치료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김하정 원장은 “자궁질환이 다양한 만큼 정밀검사를 통해 어떤 문제인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며, 자궁근종은 크기나 위치에 따라 임신과 출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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