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기 공격적 투자 유효…절세 전략도 병행해야"

은행PB 추천 자산관리 전략…경기민감·고배당주 분할 매수
金투자 보다는 金펀드·金ETF…선택 어렵다면 '주식형펀드'로

주요 은행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국면임을 감안할 때 위험추구형 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대체적으로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성장 테마를 추천하는 이들이 많았다. (왼쪽부터)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 강경옥 경남은행 울산영업부 선임PB팀장, 김도원 하나은행영업1부PB센터지점 골드PB팀장, 김경원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산관리 및 투자전략에서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경제정상화를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돈 풀기’로 시장의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처럼 보이다가, 최근 들어선 미국 국채금리가 꿈틀대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국내 주요은행 프라이빗뱅커(PB) 등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제시한 재테크 전략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 단계가 진입했다는 점에서 다소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짜도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급등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성장 테마주를 추천했다. 이들은 개인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보험 등을 통한 절세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 경기회복 국면…설적개선·성장주 주목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은 “올해는 지난해처럼 저금리라는 이유만으로 오르는 시장은 아니다”라며 “경기민감주나 고배당주를 분할매수하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섹터로 금융, 화학, 철강업종을, 종목은 POSCO, KT&G를 꼽았다.

 

또 연 4~5%대까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정기예금보다 금리 수준이 높은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하는 방법을 권했다. 주요 금융지주사의 신종자본증권 5년만기 콜옵션의 기준 수익률의 경우 연 2% 중후반대를 보이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 배당수익률을 제공하는 리츠(REITs)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리츠 자산을 모아둔 리츠ETF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ETF’를 추천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최근 금리인상은 시장 붕괴가 아닌 경기회복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세워도 좋다고 진단했다. 주목할 만한 섹터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전기차·배터리를 제시했다. 금리인상 이슈 부각으로 가치주가 각광받고 있지만, 전기차 등에 대한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PB센터 직원이 내방객에게 자산관리 전략과 관련한 상담을 해주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채권 투자가 친숙한 재테크족에게는 물가연동채권을 추천했다. 금리인상 시 채권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보이게 되는 반면, 물가연동채는 물가가 올라가면 수익률이 높아지고 반대의 경우 수익률이 낮아지는 구조다. 그간 대표적 안전자산 중 하나로 꼽혔던 금(金) 투자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았다. 다만 현금 보유액이 많은 자산가라면 금펀드나 금ETF에 분할 투자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강경옥 경남은행 울산영업부 선임PB팀장은 “이번 달 또는 늦어도 1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다음달이 올해 주식투자를 위한 적기”라고 분석했다. 강 PB팀장은 “지난주 63조 원이 넘는 청약증거금이 몰린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에서도 알 수 있듯 최근 시장엔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이라며 “경기 회복을 전제로 한 채권금리 상승이라는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주식을 투자할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및 배터리섹터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개별 종목을 선별하기 어렵다면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 “IRP·ISA 등 비과세 상품 눈여겨봐야”

 

김도원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지점 골드PB팀장은 위험수용성향이 높은 공격적 투자자들에게 미국 성장주 펀드와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 중국 테크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추천했다. 위험수용성향은 낮은 보수적 투자자에게는 공모주펀드와 채권혼합형 펀드를 권했다. 김 PB팀장은 “채권만 가지고선 금리 상승으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정 비중은 주식이 포함된 상품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률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지수형 ELS도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김 PB팀장은 절세 전략과 관련, “세액이 공제되는 IRP는 꼭 가입하길 바란다”라며 “소득세법에서 허용하는 보험 차익에 대한 비과세 한도를 갖고 있는지 확인한 후 이 부분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달러 투자 시기는 2분기경이 좋다고 봤다. 그는 “달러가 많이 풀리는 만큼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기 때문에 긴 흐름에서 달러 가치는 약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올해 2분기 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안정되면 환율은 연초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시기에 달러를 매수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달러 자산의 운용방법은 단기채에 투자하는 달러 채권형 펀드, 확정 이율형 달러보험을 추천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절세 상품으로 IRP(개인퇴직연금) 등을 추천했다. 사진=오현승 기자

김경원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은 “최근 조정장이 다소 길게 이어졌지만, 이는 오히려 성장주를 저가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주’나 테슬라, 아크인베스트먼트ETF 등을 추천했다. 인덱스펀드 비중은 50% 이상 가져가라고 권했다.

 

절세전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여러 상품에 가입할 수 있고 순소득 연 200만 원까지(일반형 기준)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ISA를 추천했다. 고액자산가들에게는 변액저축보험 중 글로벌ETF에 투자하는 상품을 권했다. 김 전문위원은 이어 설계 측면에선 “종신형 즉시연금으로 가입해서 계약자를 본인, 피보험자를 배우자로, 수익자를 본인으로 설정해 연금을 수령하면 본인 사망 후에도 피보험자가 다시 계약자로 바뀌어서 과세이연 효과를 이어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hsoh@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