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vs 네이버… 불붙는 ‘빅테크 동맹전’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카카오와 네이버가 대형 플랫폼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 가운데 계열사, 또는 진출분야 주요 기업과 손잡고 질적·양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진출을 가속하고 있는 카카오의 계열사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신용평가모형 개발 및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협력을 시작했다. 이들의 동맹은 그동안 카카오가 강조해 온 ‘강력한 결합’의 서막을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플랫폼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무섭게 성장했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 모빌리티, 엔터인먼트, 스페이스(부동산)는 물론 페이, 뱅크, 베스트먼트, 증권까지 각종 분야에 94개의 계열사를 가진 대기업으로 올라섰다. 다양한 분야의 카카오 계열사는 강력한 결합을 통해 상생의 시너지효과를 내겠다고 강조해왔다.

 

실제 카카오 쇼핑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경우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였고, 택시 및 대리운전을 이용할 때도 카카오뱅크와 페이 등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만 이러한 결합은 대부분 ‘플랫폼 비즈니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비자가 더 오래 플랫폼에 머물면서 소비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연동했고, 이를 통해 각 계열사의 플랫폼이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놨다.

 

다만 이번 뱅크와 페이의 협력은 다른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연장 선상에 있으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데 차별성이 있다. 데이터의 결함을 통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면 직장인·사회초년생, 중·저신용자 등 계층에 특화한 대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올해 주력 사업인 중금리 대출에도 상품의 세분화가 가능하다.

 

카카오의 동맹은 계열사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는 최근 SKT과 인공지능(AI)·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식재산권 분야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개발 결과물을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두 기업은 이미 지난 2019년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카카오는 SKT과의 동맹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는 물론 기존 서비스에 AI 기능을 도입하는 등의 확장까지 동시에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역시 최근 신세계그룹과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동맹에 나섰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이마트는 1500억원, 신세계는 1000억원 규모로 각각 네이버와 지분을 교환한다. 이를 바탕으로 커머스, 물류, 멤버십, 상생 등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네이버는 이번 협약을 통해 신세계그룹의 강력한 유통과 물류 시스템을 통해 대형 플랫폼 온라인 쇼핑을 더 강화할 수 있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페이의 파이도 넓힐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앞서 미래에셋대우·CJ그룹과 대규모 자사주를 교환하는 등 지속적인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네이버는 강력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고, 코로나19에 따라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강력한 플랫폼을 갖게 됐다. 이는 타 기업들에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간다”며 “대형 플랫폼 기업 역시 동맹을 통해 독점 논란을 피할 수 있으며, 플랫폼 확장을 통한 록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동맹 관계를 잘 유지한다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지만, 관계가 깨진다면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고 덧붙였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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