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가속페달을 밟을 때”…블랙스완 경고한 세콰이어의 새 메모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전 블랙스완 경고를 발령한 것으로 유명한 세콰이어 캐피탈이 1년 만에 기업전략과 관련한 새로운 메모를 내놔 관심을 모은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임정빈 선임기자]“지금은 변곡점이자 기회의 순간. 포스트코로나 시점에 확신이 있다면 조심스럽게 가속페달을 밟아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초기에 ‘블랙 스완(black swan)’ 메모를 내놨던 미국 세콰이어 캐피탈이 1년 만에 이같은 내용의 기업전략 메모를 최근 발표했다고 야후파이낸스와 포춘 등 해외 경제매체들이 전했다.

 

세콰이어 캐피탈은 지난해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전 블랙 스완 메모를 통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며 마치 예언과 같은 경종을 울린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코로나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24일 현재 전 세계 인구 중 1억2410만명이 감염됐고, 273만명여명이 사망하는 대재앙이 초래됐다.

 

세콰이어 캐피탈는 이번 메모를 통해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과 저축 확대 및 부양책 등을 기반으로 올해 하반기 지난 수십년 만에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기업들이 기회를 잡아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급커브 길이었던 만큼 속도를 늦추기 위해 지난해 블랙스완 메모를 냈지만 지금은 가속을 해야 할 때”라고 기업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주로 기술기업, 그 중에서도 스타트업과 성장기업에 대한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한 유명 벤처캐피탈인 세콰이어 캐피탈이 1년 전 내놨던 블랙스완 메모는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정확한 지적이 됐지만, 이 기간 중 기술기업은 유례없는 급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재는 기술기업이 정점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만큼 정점부근에서 가속페달을 밟아야 관성에 힘입어 성장세를 상당기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메모의 배경이다.

 

세콰이어는 또 “기업은 민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부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라도 불확실성은 계속되는 만큼 그동안 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해온 계획 중 모범사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고단변속과 저단변속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 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업은 귀 큰 코끼리 ‘덤보’와 같은 귀를 가지고 고객의 반응을 잘 듣고 고객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핵심비즈니스의 성과를 반영하는 지표에 집중해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세콰이어의 임원인 로로프 보타는 이와 관련, “1년 전 블랙스완 메모는 중요한 상황을 예상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지만 기술기업의 성장세가 이렇게 나타날 줄은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IT매체인 테크크런치가 전했다.

 

세콰이어의 지난해 블랙스완 메모의 전망은 기술기업에 관한 한 틀렸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세콰이어는 기술기업의 엄청난 성장세로 투자 대박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세콰이어가 투자했던 화상서비스기업 ‘줌’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10억달러 가치에서 1000억달러를 넘는 초대형 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세콰이어는 100배의 투자수익을 올린 셈이다.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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