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잡자…LG전자, 전장사업에 5년간 4조 넘게 투자

LG전자가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지난 5년간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모습. 사진=세계일보DB

[세계비즈=김진희 기자] LG전자가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가운데 최근 5년간 4조원 이상을 자동차 부품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 사업 투자와 비슷한 규모다.

 

 25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자동차 전장(VS)사업 투자 규모는 2017년 5878억원, 2018년 1조7189억원, 2019년 6293억원, 2020년 4721억원, 2021년(예정) 6138억원으로 최근 5년간 총 4조219억원으로 집계됐다.

 

 종합해보면 LG전자는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5000억 이상을 전장사업에 투자했으며, 특히 2018년에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하는 등 그 투자 규모가 컸다.

 

 이같은 전장사업 투자 규모는 LG전자의 주력 사업으로 불리는 생활가전(H&A)사업부 투자(4조 2660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LG전자에서 5년 누적 투자가 4조원을 넘는 사업은 H&A사업부와 VS사업부가 유일하다.

 전장사업에 대한 LG전자의 투자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우선 LG전자의 VS사업 합작사 ‘알루토’가 이달 출범했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사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도 하반기 출범을 앞두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회사인 V-ENS 인수를 시작으로 그해 7월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전장사업에 뛰어들었다. VS사업부는 초기 수익원 발굴 및 시설 투자 등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냈으나,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2024년까지 매년 15%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와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시스템 등 삼각편대 체제를 완성하고 올해를 종합 전장 기업으로 거듭나는 원년으로 삼고 있다.

 

 우선 인포테인먼트 사업은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의 합작사인 ‘알루토(Alluto)’가 담당한다. 알루토는 웹OS 오토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량용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인포테인먼트란 정보(Information)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합친 단어로,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대신 재미 요소를 더해 사용자에게 만족할만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은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사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차량용 조명시스템 사업은 2018년 LG전자가 인수한 자동차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전문 기업 ZKW가 각각 담당한다.

 

 LG전자는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과 함께 ‘5G 커넥티드카 플랫폼’ 개발에 착수하면서 전기차 시장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시장에도 진출하는 모습이다. 5G 커넥티드카 플랫폼은 자동차와 인근 기지국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기술로,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핵심으로 평가된다.

 

 배두용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전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략·육성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쓰겠다”며 “신사업을 가속화해 경쟁력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pur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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