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묶인 농협금융, 출범 후 첫 중간배당 나설까

농협금융지주 전경. 농협금융지주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농협금융지주가 올 하반기 지주 출범 후 첫 중간배당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배당성향을 20%로 낮췄지만, 농가 지원이라는 목적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배당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2020년도 배당성향을 20%로 결정하는 내용을 의결했다. 해당 내용은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농협금융의 2020년 배당성향 수준은 KB·하나·우리금융지주가 배당성향을 20%로 확정한 것과 같은 수준이다. 이러한 흐름은 주요 금융지주들이 배당성향을 예년보다 낮춰잡은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손실흡수능력을 높이라는 금융당국에 따른 것이다. 4대 금융 중에선 신한금융지주만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을 초과한 22.7%로 배당성향을 확정했다. 

 

농협금융는 지난해 1조 7359억(농업지원사업비 부담 후 기준)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배당성향을 20%로 잡으면 배당금 규모는 약 3472억 원이 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배당금 규모(5001억 원)보다 1629억 원 줄어든 규모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100% 출자한 단일주주 지배구조다. 따라서 농협금융의 배당금은 전액 농협중앙회가 받은 후 단위농협을 거쳐 조합원에가 분배된다. 농협금융의 배당이 줄면 농가 지원 규모도 따라서 감소하는 셈인데, 농협금융은 금융당국에 이 같은 특수성을 강조했지만 예외를 인정받지 못했다.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배당제한 권고 대상에서 빠진 점과 대비된다. 한 예로 기업은행의 2020년도 배당성향은 29.5%에 이른다. 

 

농협금융은 주요 금융지주사들처럼 중간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농협금융 정관 제54조는 ‘각 사업연도 중 1회에 한해 이사회의 결의로 일정한 날을 정해 그 날 주주에게 상법 제462조의3에 의한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별도의 정관 변경 등의 절차는 필요 없다. 중간배당을 실시한다면 당국의 권고가 끝나는 오는 6월 이후가 유력하다. 만약 중간배당을 실시하게 되면 2012년 농협금융 출범 후 첫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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