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산업 투자 안합니다”…은행권 ‘탈석탄 금융’ 속도

석탄 발전소 신규PF 전면 중단·신재생 분야 투자 확대 등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정부가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이 연이어 탈석탄 금융 선언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 산업권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 흐름에 더해 금고은행 선정 과정에서 탈석탄 금융 선언 여부를 따지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금융권의 탈석탄 움직임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지난해 9월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KB금융은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채권 인수에 대한 사업 참여를 전면 중단하고, 향후 친환경 사업 및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금융그룹도 같은해 12월 ‘2050 탄소중립 금융그룹’을 선포하면서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우리금융은 ‘탈석탄 금융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신규 석탄발전PF 취급을 중단하고, 종전 투자된 관련 자산도 리파이낸싱 시점에는 가능한 회수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과 하나은행은 지난 10일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하나금융은 금융위원회의 녹색분류체계(K-Taxonomy)와 글로벌 기준을 엄격히 반영한 ‘하나금융그룹 지속가능금융체계(Hana-Taxonomy)’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를 연내 하나은행 전산에 우선 반영해 여신심사 시 환경 리스크 반영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지난해 9월 적도원칙에 가입 후 금융기관의 환경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환경사회리스크 관리 원칙에 맞춰 금융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신한금융그룹의 친환경전략인 ‘제로 카본 드라이브(Zero Carbon Drive)’ 추진체계의 큰 축인 자산포트폴리오 배출량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포트폴리오 탄소배출량 관리체계’를 구축 중이다.

경영환경에서 ‘환경’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주요 금융회사들이 연이어 탈석탄 금융 선언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에서 정상혁 신한은행 경영기획그룹장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를 선언하는 모습. 신한은행 제공

향후 시금고 선정 평가항목에 탈석탄 선언 여부를 포함시키는 지자체가 늘어나면서 은행권의 실질적인 친환경 경영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충청남도는 지난해 10월 금고 재지정을 앞두고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탈석탄 선언 및 금융투자 여부와 ‘친환경에너지 발전 투자횟수 및 총사업비’ 항목을 만들어 각각 1점씩 배정했다.

 

이혜진 의정부녹색소비자연대 사무처장은 “최근 금융권의 연이은 탈석탄 금고 선언은 각 지자체 및 교육청 금고은행 선정 시 탈석탄 선언 항목을 포함시키라는 주요 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요구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라면서 “금융권의 탈선탄 선언이 탄소중립 시기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기 위해선 현재 진행 중인 석탄 사업에 대한 참여를 전면 철회하는 등 보다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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