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불안한 주가흐름을 보이는데다 폭스바겐의 배터리 내재화 선언으로, 고공행진하던 국내 전기차 배터리주가 주춤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1분기 조정이 끝난 뒤 2분기에는 배터리주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출시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자,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19년 31%에서 지난해 13%로 줄었고, 미국 전기차 점유율도 지난해 2월 81%에서 올해 2월 69%로 낮아졌다.
여기에 폭스바겐이 지난달 15일 각기둥 모양의 새로운 배터리셀을 도입하고 유럽에 배터리공장 6곳을 세우는 전기차 전략을 발표함에 따라, 국내 배터리주들의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뿐 아니라 삼성SDI까지 K-배터리 삼총사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다 최근 소폭 상승하는 추세다.
현대자동차가 배터리 자체 생산을 검토한다는 소식도 배터리 관련주들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현대차그룹은 내부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부품의 수직 계열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 전문가들은 국내 배터리 업체가 당분간 연초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받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완성차 업체들과 장기적인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 때문에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 탑재’ 선언은 주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 부정적인 소식”이라며 “2025년부터 한국 2차전지 셀업체들의 폭스바겐 내 점유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폭스바겐 배터리 이슈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폭스바겐의 소식이 단기악재라는 평가도 나온다. 완성차 업체들이 뒤늦게라도 배터리 자체 개발에 뛰어드는 만큼 배터리산업의 성장 전망은 밝다는 분석이다.
이에 1분기 조정기간이 지난 후 2분기에 배터리 관련주들이 반등할 것이라 관측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10년간 전기차 판매는 약 11배, 배터리 수요는 19배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기차 시장이 충분히 커진 상태라면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 부정적이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시점이 아니다. 향후 10년간 성장속도가 가장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한국 업체들의 각형 생산 전환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과도한 우려는 경계가 필요하다”며 “주가 조정 국면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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