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출범 4주년을 맞은 케이뱅크가 최근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상증자 지연 등으로 1년 넘게 정상적인 대출영업이 중단되는 등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수신 잔액과 가입자 수가 늘면서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최근 1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은 2018년 말 2조 2846억 원, 지난해 말 3조 7453원으로 1년 새 63.9% 증가했다가 불과 3~4개월 사이에 3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가입자 수도 급증세다. 케이뱅크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219만 명에서 지난 2월 말 311만 명으로 42.0% 증가했다. 최근엔 가입자 수가 400만 명까지 늘어났는데, 특히 신규 가입자의 3분의 2가량이 20~30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 및 가입자 수 증가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제휴 효과와 수시입출금통장의 금리 메리트 등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국내 최대 규모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제휴 관계를 맺고 업비트의 원화 입출금 및 원화 계좌 등록서비스를 담당 중이다.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통장 효과도 있다. 케이뱅크의 ‘플러스통장’은 복잡한 조건없이 최대 1억 원까지 하루만 보관해도 연 0.50%의 이자를 준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 29일 유상증자 성공에 따라 최대주주가 BC카드(34.0)%로 바뀐 후 재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자 후 자본금 규모는 5051억 원에서 9017억 원으로 늘며 사업 추진에 여력이 확대됐다. 케이뱅크는 연내 추가 자금조달에 나설 전망이다. 이 밖에 사잇돌 대출, 소액 마이너스 통장을 비롯해 자체 중금리대출 출시 준비에도 한창이다.
다만 아직 갈길은 멀다. 케이뱅크는 출범 첫해인 2017년 83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2018년 797억 원, 2019년 1008억 원, 2020년 1054억 원의 적자를 냈다.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가 출범 2년 만에 흑자를 내고 기업공개(IPO)까지 추진 중인 점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한편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 4월 3일 공식 출범했다. 금융위원회가 2015년 11월 29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통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선정한 지 약 1년 반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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