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택배 운송장 정보, 효과적으로 지우는 방법 공유해요.”
이제 택배 정보를 지우려 문서파쇄기를 사용하거나, 검은 잉크를 바르는 등 추가적인 노력을 하는 것은 더이상 ‘유난스러운 일’이 아니다.
사건의 발달은 ‘김태현 사건’이다. 노원구 세 모녀를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은 게임 채팅창에 피해자 A씨가 올린 사진 속 택배 상자를 통해 집 주소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무심코 버렸던 택배 운송장이 범죄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조명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택배 물량이 급증함에 따라 개인정보 관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운송장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택배를 수령한 뒤 운송장을 찢어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단, 운송장을 찢더라도 정보가 완벽히 제거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와 관련 문서 파쇄기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보통 사무실에서 많이 쓰이는 사무기구이지만, 최근에는 택배 운송장 정보를 제거하기 위해 이를 구입하는 젊은층도 늘고 있다.
작은 사이즈의 수동형 문서파쇄기는 ‘가성비 보안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에 따르면 지난 4월 5~11일, 전주 대비 문서파쇄기 매출은 13% 상승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모씨(28)는 “택배송장 제거 목적으로 1만원대 이하의 수동형 제품을 구입했다”며 “이제는 누구나 택배로 범죄의 타깃이 될 수 있는 것 같아 송장을 신중하게 처리하게 됐다”고 했다.
상자나 비닐에 단단히 붙어 있는 운송장 제거가 한 번에 제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에는 힘들여 떼어 내기보다 일상 속 물건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방법들이 공유되고 있다. 바로 아세톤, 물파스, 저렴한 향수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화장솜에 묻힌 아세톤·물파스·소독용 알코올솜·뿌리는 손소독제 등을 라벨에 적용하면운송장 정보의 글씨가 사라진다. 잘 쓰지 않는 향수를 뿌려주는 것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파스는 사용 후 마르면 희미하게 글씨가 보이기도 하는 만큼 유의하자.
택배 운송장 정보를 지워주는 아이디어 상품들도 주목받고 있다. 쿠팡 등 온라인 커머스에서 ‘택배 정보 보호’라는 키워드만 넣으면 정보를 지우는 ‘개인정보 보호 스탬프’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잉크타입, 딱풀 타입 등 다양하다. 가격대도 1만원 이하로 저렴한 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운송장 정보뿐 아니라 바코드 제거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우체국은 우정사업본부 블로그를 통해 “바코드에는 모든 정보가 들어있어 이름, 연락처, 주소 등 글자만큼 바코드도 지우는 게 중요하다”며 “누군가가 휴대폰 등으로 바코드 리더 기능을 실행한다면 바코드 속 개인정보를 모두 읽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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