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한준호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대표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라 항상 업계와 주식 투자자들로부터 대세이자 유망주로 통하는데 올해 1분기 실적은 상반된 성적표를 보여줘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연간 매출을 각각 5조3041억원(네이버), 4조1567억원(카카오)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들어 카카오가 분기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을 갈아치운 반면, 네이버는 역성장을 나타냈다. 이러한 성적에 대한 원인은 어느 정도 파악이 되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상반된 추이가 계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올해 들어 좋은 흐름을 보여주는 곳은 단연 카카오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580억원, 영업이익 1575억원을 올렸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45%, 79% 증가한 것으로,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이는 카카오의 신사업 분야가 드디어 수익을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신사업 부문 매출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매출 확대 및 카카오페이의 결제 거래액 및 금융 서비스 확대로 전 분기보다 9%, 전년 동기보다 89% 증가한 1898억원을 기록하며 전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카카오페이의 1분기 거래액도 전년 동기보다 58% 늘어나 무려 22조8000억원을 기록했는데, 분기 거래액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메신저로 인지도를 높여 다양한 신사업을 추구해왔는데 이것이 코로나19 이후 드디어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며 “특히 30대 이상 거의 모든 세대에게 카카오의 인지도가 쌓이면서 이러한 성과를 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세를 등에 업고 카카오는 향후 주력 서비스인 카카오톡에 지갑·구독 등 신규 서비스를 강화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해나가기로 했다.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올해 전 국민 카카오톡 업데이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온·오프라인에서 ‘나’의 활동반경을 넓혀주는 지갑과 구독 등 신규서비스는 톡비즈의 중장기 성장 동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네이버는 2021년 1분기에 매출 1조4991억원, 영업이익 2888억원을 각기 기록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전 분기보다 10.8% 감소했다. 역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주식보상비용 증가로 다소 줄어들어 288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조정 EBITDA는 전년 동기보다 23.7%, 전 분기보다 5.1%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인 4406억원에 달했다. EBITDA는 ‘세전·이자 지급 전 이익’ 혹은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말하는 것으로 이자비용, 세금, 감가상각비용 등을 빼기 전 순이익을 뜻한다. 각 사업 부문도 일제히 성장한 것으로 나왔다. 특히 신사업이라 할 수 있는 핀테크는 외부 제휴처 확대를 통한 결제액 성장이 가팔라지며 전년 동기보다 52.2%, 전 분기보다 4.2% 늘어난 2095억원에 달했다.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전년동기보다 56% 성장한 8.4조원을 기록했으며, 네이버파이낸셜은 후불결제 서비스 베타테스트를 시작하며 씬파일러들을 위한 핀테크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분기에는 서치플랫폼의 꾸준한 성장과 함께 신사업 영역들 모두가 큰 성장세를 보였으며 왓패드 인수, 신세계/이마트와의 지분 교환, 라인-Z홀딩스 경영통합 등 의미 있는 투자와 협력의 성과들도 있었다”며 “이러한 글로벌에서의 사업적 성장을 더욱 가속하기 위해서는 최고 인재들의 역량 확보 역시 중요한 만큼 선진적인 보상체계 구축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현재 10대를 중심으로 유튜브를 대체할 강력한 메타 서비스 플랫폼인 ‘제페토’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아직 수익이 나질 않고 투자가 더 크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처럼 새로운 서비스와 인재 보상 등의 투자로 미래를 대비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 앞으로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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