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줄이기, 기업 앞장서야 할 이유 있다”

◆홍윤희 WWF코리아 사무총장

[정희원 기자] 올해 유통업계는 ‘플라스틱 줄이기’에 주목,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실천하고 있다. ESG경영이 강화되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플라스틱의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늘어난 게 유효했다.

 

이와 관련 유통기업들은 최근 손을 잡고 ‘플라스틱 줄이기’를 다짐하는 ‘PACT(Plastic ACTion)’ 선언에 나섰다. 기업이 함께 자연보호 문제에 나서겠다고 힘을 모은 의미있는 선언이다. 이 중심에는 세계 최대 비영리 자연보전기관인 WWF코리아가 있었다.

 

12일 홍윤희 WWF(세계자연기금) 사무총장을 만나 세계에서 4번째로 이뤄진 국내 PACT선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홍윤희 WWF코리아 사무총장

-PACT 선언의 의미는.

 

“PACT는 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감축하려는 목적을 가진 WWF가 세계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기업 공동선언이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에 깊은 공감대를 가진 기업들이 참여한다.

 

WWF는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은 기업들이 일회용품 생산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이들이 순환 경제로 이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PACT는 2019년 WWF 싱가포르 본부에서 시작돼 현재까지 1200만개 이상의 플라스틱 제품과 포장재 감축을 이끌어내 긍정적인 순환 경제 실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선언에는 어떤 기업이 참여했나.

 

“△매일유업 △밀레니엄 힐튼 서울 △산수음료 △아모레퍼시픽 △올가니카 △우아한형제들 등 6개 기업이 나섰다. 지난달 20일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온라인으로 ‘PACT 공동 선언식’을 마쳤다.”

 

-PACT 선언식을 한국에서 하게 된 배경은. 한국 기업들의 플라스틱 감축 노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플라스틱 오염 문제는 전 세계적인 이슈인 만큼 한국 기업들도 이에 공감하며 자체적으로 감축 노력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줄여야 하는지, 영향력을 어떻게 하면 극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낯설어 하는 게 사실이다.

 

특히 국내 기업은 공개적인 감축 선언이나 이행 약속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편이다. 이번 PACT 선언을 계기로 긍정적 목소리가 커질 것을 기대한다.

 

PACT는 플라스틱 감축 솔루션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서 거버넌스, 기업 등 다자간의 협력을 이끌어내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PACT 공동 선언식에 참여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매일유업, 밀레니엄 힐튼 서울, 산수음료, 아모레퍼시픽, 올가니카, 우아한형제들 등 국내 총 6개사 대표와 관계자의 모습. 홍윤희 사무총장(사진 맨 아래 가운데)이 PACT 가입 환영 인사를 전하고 있다.

-환경보호와 관련, 소비자가 아닌 기업의 변화에 주목한 점이 눈에 띈다.

 

“WWF는 환경보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과 협력해 시장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지구의 자원과 자연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들을 줄이려면 기업의 변화가 필수다.

 

세계 500여 개 기업이 주요 원자재 시장의 70%가량을 사용하고 있다. 결국 생산자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자원을 활용하고 제품을 생산한다면 약 70억 명의 소비자들이 소비 습관을 바꾸도록 설득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 WWF가 시장 변화를 통해 자연 파괴 문제를 극복하려는 이유다.”

 

-기업은 플라스틱 문제를 어떤 식으로 다뤄야 하나.

 

“순환경제로의 이행이다. 쓰레기의 자원화를 넘어 고부가 가치화를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기업은 불필요한 생산을 하지 않고, 생산할 경우 제품 설계 시 재사용 가능한 물질을 선택하고, 재활용이 쉬운 디자인 개발을 고려해야 한다.

 

폐기물 처리 시 환경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인 소재를 고려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역량과 책임 측면에서 선두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만, 모든 기업이 함께 협력해야만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에 참여한 기업 중 눈에 띄는 플라스틱 감축 방법이 있다면.

 

“PACT에 참여한 기업들의 산업군과 처한 상황이 제각각인 만큼, ‘플라스틱 감축’을 목표로 다양한 접근방식을 보이고 있다.

 

우선,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사례를 소개하겠다. 이들은 다음 달부터 기존 포장·배달 주문 시 기본으로 제공하던 일회용 수저 등 식기류를 별도 요청이 있을 시에만 제공할 예정이다.

 

일회용 수저가 필요한 고객들은 앱 내 주문 요청사항에서 별도로 요청해야 한다. 아주 간단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 소비자 인식 전환의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의 변화에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호텔 내 사용되는 대체 가능한 일회용품은 유리나 스테인리스 식기로 전환,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고 폐기물 관리체제를 내부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도 플라스틱 감축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일반인이 가장 실천하기 좋은 방법은.

 

“개인이 지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규칙을 정하고, 예외 없이 꾸준하게 지키는 게 관건이다. 개인적으로는 10여년간 가방 속에 다회용 장바구니를 챙겨 다니면서 일회용 봉투 사용을 줄이려 한다. 텀블러도 항상 챙겨 일회용컵 사용을 최대한 줄이려고 하고 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윤리적 소비나 ‘제로웨이스트’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점차 개인의 일회용품 사용이 축소되는 분위기가 형성된 듯 하다.

 

물론 생산자가 환경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해서 기업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거나 개인의 노력이 등한시 되어서는 안 된다.

 

소비자는 기업의 ‘환경 영향’ 부문별 잘 하고 있는 곳과 뒤쳐지고 있는 곳이 어딘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제품·서비스를 선택하는 게 좋다.

 

이를 통해 시장 트렌드를 이끌고 기업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WWF 코리아는…

 

WWF는 1961년 설립된 세계 최대 비영리 국제 자연보전기관이다. 스위스 글랑에 본부를 두고 현재 세계 100여 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500만 명의 후원자와 활동하고 있다. 인류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사는 미래를 만드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해양, 기후·에너지, 담수, 산림, 식량, 야생동물에 이르기까지 전 지구의 자연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보전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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