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K배터리’ 미국과 대규모 합작…산업 영향력 더 커진다

미국 조지아주 제1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 SK이노베이션 제공)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SK이노베이션도 미국내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에 나서면서 ‘K배터리’의 영향력이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21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미국 2위 완성차회사 포드가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을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9년 12월엔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1위 완성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합작법인 얼티엄셀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35GWh 규모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로써 미국 완성차업체 1, 2위 회사가 모두 한국 배터리 회사와 손을 잡았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MOU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에 합의해 미국 내 사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양사의 합작 공장 설립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으로 연 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예상치는 2025년 기준 150만대로, 그린뉴딜 수혜로 전기차 시장이 동기간 약 90만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해까지는 세계 시장에서 미국이 전기차 성장이 가장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왔으나, 바이든 정부 출범 후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약 3조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1공장과 2공장을 각각 9.8GWh, 11.7GWh 규모로 건설 중이다. 1공장은 올해 내, 2공장은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한다. 포드와의 합작 공장에는 총 6조원이 투자되며, SK가 그중 절반인 약 3조원을 투자한다. 포드 합작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60GWh 규모다. 현재까지 나온 SK의 미국 투자 규모는 1·2 공장과 포드 합작 공장을 더해 총 6조원이며, 추가로 독자 공장을 설립할 가능성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2년 미시간주 소재 배터리 독자 공장을 통해 일찍이 미국에 진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합작 제1공장을 건설 중이며, 테네시주에 GM과 2공장을 추가로 설립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양사는 각각 35GWh 규모의 배터리 1·2 합작공장 건설을 통해 2024년까지 총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 공장에 2조원대를 투자한다. 또한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단독 투자해 미국에서만 독자적으로 기존 미시간주(5GWh)에 더해 총 75GWh의 독자 생산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독자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이 조만간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설립하는 1·2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2025년까지 미국에서 독자 공장과 합작 공장을 합쳐 총 140GWh 이상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2위, 삼성SDI는 5위, SK이노베이션은 6위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로 한국 업체들은 다소 주춤한 상황이지만, 미국 시장 사업 확대로 LG에너지솔루션은 선두 지위를 강화하고 SK이노베이션은 5위권 이내로 약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 리스크 해소와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추가 증설 기대감이 커진다”며 “수주 확대와 공격적인 증설로 배터리 산업의 가치가 더욱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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