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탈 것, 이른바 이동수단을 위한 자동차 생산이 전부가 아니다. 전기자동차 충전을 대행하며, 고객 취향에 맞는 자동차를 골라 탈 수 있고, 자전거를 무상으로 대여하기도 한다. 국내외 자동차 업계의 모빌리티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이슈에 따른 전기자동차 개발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흐름에 따라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개발로 신사업 동력을 얻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업계의 미래 모빌리티는 단순한 이동수단의 하나가 아니다. 금융, 산업 등 전 분야에 걸쳐 플랫폼 중심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듯이 완성차 업계도 서비스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 향후 같은 브랜드를 재구매하는 록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선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기아는 최근 자사 전기차 보유 고객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 픽업 충전대행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말 그대로 전기차를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이 원하는 위치에서 차량을 픽업해 가까운 충전소에서 충전한 후 다시 고객의 원하는 위치로 차량은 인도해주는 서비스이다.
이를 위해 기아는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이온(eON)’을 새롭게 선보였다. 앱을 통해 원하는 날짜와 시간, 픽업 및 수령 위치를 설정해 입력하면 예약 절차가 완료된다. 이용 시간 3시간 전까지 예약을 하면, 서비스 담당 기사가 인근 충전소에서 기본 80% 이상 충전을 하는 시스템이다. 고객은 앱 이온을 통해 차량의 실시간 위치와 서비스 진행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시범 서비스를 진행해 고객 수요 및 운영 데이터를 확보하고, 향후 기계식 세차 서비스 등을 접목하는 등 서비스 추가 및 품질 향상을 진행해 올해 하반기 중으로 정규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전기차 고객을 위한 온디맨드(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즉각적으로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 활동) 서비스로 더 큰 만족감을 드릴 수 있도록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최근 제주도 전용 전기차 웹사이트를 오픈했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에서 웹사이트를 제작한 이유는 역시 고객 편의성 증대에 이유가 있다. 현대차가 선보인 ‘탐라는 전기차’ 웹사이트에는 전기차 소개부터 충전 및 각 상황에 맞는 대처법, 충전소 위치 등의 정보를 모아뒀으며, 전기차로 즐기는 여행 추천 등의 콘텐츠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앱 ‘마이 현대(my Hyundai)’와 연계해 고장 난 충전기 정보를 공유하거나, 긴급 충전이 필요할 경우 직접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다수의 고객이 렌터카를 통해 전기차를 처음으로 접하는 곳이 제주도”라며 “특화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해 전기차에 대한 긍정적인 첫인상을 선물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도모하고자 사이트 개설을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전속할부금융사인 르노캐피탈(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을 통해 자동차 구독서비스 ‘모빌라이즈’를 론칭했다. 월 단위 렌트 프로그램으로 르노삼성차(XM3, SM6, QM6) 및 르노 브랜드 모델(ZOE) 중 원하는 모델을 월 단위로 이용할 수 있다.
중도 해지 수수료가 없으며, 장기렌트나 리스상품과 달리 운행거리(마일리지) 제한이 없어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서비스 이용 기간에는 따로 정비나 소모품 관리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며, 보험료 및 자동차세 등 비용도 별도로 발생하지 않는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구매 전 다양한 차량을 직접 경험하면서 최종 모델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차 중에서는 볼보자동차가 자전거 공유 서비스 ‘퍼블리바이크(PubliBike)’와 연계한 모델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스위스에서 진행하는 서비스로 아직 국내에 도입된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업계의 신사업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업계 평가다.
볼보차는 스위스에서 순수 전기차 XC40 Recharge(리차지)를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는 특별한 조건이 포함된 퍼블리바이크의 연간 구독권이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나탈리 로빈 볼보자동차 스위스 대표이사는 “새로운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탄소 배출이 없는 순수 전기차와 퍼블리바이크를 통해 지속가능한 방식의 도시 모빌리티의 미래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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