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첫 주… 달라진 외식풍경

지난 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식당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한 휴무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정희원 기자]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당분간 영업 쉽니다.”

 

인천 중구의 한 고깃집의 굳게 닫힌 문에는 이같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아파트 단지 인근의 가족 단위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곳인 만큼, 저녁 사적모임 2인 제한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첫 주, 매장 중심의 음식점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급감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구이 외식브랜드 A사는 4단계 시행 첫 주 매출이 약 70% 줄었다. 서울 시내 유명 호텔 C사의 뷔페 매출은 가족 단위 고객 감소로 약 10% 줄었다. 유명 한식당 한일관은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는 오는 25일까지 을지로·광화문·디팰리스점에서 저녁 시간대 영업을 하지 않는다.

 

이철 한국외식업중앙회 홍보국장은 “손님이 줄 서서 먹던 잘 나가는 음식점도 2∼3 테이블밖에 차지 않는 등 저녁 장사는 100% 셧다운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 영업 제한이 완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배달 시장은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관련 업계는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지난 12~15일까지 배달 앱 1·2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주문 건수(전국 기준)는 지난주 같은 기간 대비 10∼15%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과 일부 지방에서 거리두기 수위를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또 지난해 여름과 같은 ‘배달 대란’을 막기 위해 라이더를 꾸준히 늘려 소비자 불편도 거의 없도록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제한에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배달 주문이 증가했다”며 “특히 재택근무의 영향 등으로 밖에서 사 먹던 커피와 디저트류 주문이 늘었다”고 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식료품 매출도 늘었다. 집밥을 챙겨야 할 상황에 장을 보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12~15일 지난주 같은 기간에 비해 과일, 채소, 축산, 즉석조리델리 매출이 4~7% 늘었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며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먹거리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이 8.9% 증가했다. 라면(10%), 밀키트(13.5%), 생수(29.2%)는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온라인 주문도 증가세다. 롯데마트 온라인몰은 12∼15일 매출이 전주 대비 9% 올랐다. 생수와 가정간편식·밀키트 매출도 각각 18.7%, 12.1% 늘었다. 라면 매출은 7.1% 증가했다.

 

마켓컬리도 같은 기간 채소, 기호음료, 주방용품 판매량이 각각 2%, 12%, 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이번주는 생필품이 아닌 기호음료나 주방용품 구매가 많았다”고 말했다.

 

SSG닷컴은 생수·가정간편식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뛰었다.  쿠팡도 최근 앱 공지를 통해 ‘주문량 폭증으로 지역별로 배송이 지연되거나 일부 상품이 품절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쿠팡은 측은 주문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반인이 자신의 차량 등으로 배송하는 아르바이트인 쿠팡플렉스의 단가를 한시적으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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