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 기자] 산업계에 메타버스(Metaverse) 바람이 불고 있다. 메타버스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의 일상화 현상까지 겹치며 기업들의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를 교육, 마케팅 등에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메타버스란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Universe)의 합성어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게임 등에서 아바타를 활용해 가상현실을 즐기는데, 메타버스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5G 상용화에 따른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확장현실(XR)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메타버스의 근간을 이루는 XR기술의 2030년 글로벌 시장 규모가 1조5000억달러(약 17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버스의 주된 이용층은 新소비세력으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로, 기업들은 이를 겨냥해 신입사원 교육 및 회의, 제품 체험·마케팅 등에 메타버스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익숙한 MZ세대 주축…비대면 신입사원 교육에 활용
최근 LG디스플레이는 메타버스 플랫폼 ‘개더타운’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했다. 약 200명의 신입사원이 온라인 가상공간에 마련된 파주·구미·서울 LG디스플레이 주요 사업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동기들과 화상소통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채용하는 900여명의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8차례에 걸쳐 메타버스를 활용한 흥미롭고 몰입도 높은 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메타버스를 사내 임직원 교육과 채용 프로그램 등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도 신입사원 연수 및 교육에 메타버스를 활용했다. 그간 신입 사원들이 들어오면 집합 연수와 하계 제주도 수련대회 등의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했으나 최근 코로나19 상황과 MZ세대의 특성 등 사회 변화 흐름에 맞춰 메타버스를 선택한 것이다.
원격 근무가 활성화되고, 인공지능(AI)과 가상 현실을 융합한 디지털 콘텐츠가 부각되면서 신입 사원 입문 교육에 메타버스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현대모비스는 설명했다.
◆유통·엔터업계, 메타버스 확장성 주목·협업 강화
메타버스의 확장성을 눈여겨본 기업들은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메타버스 내 신시장 개척을 서두르고 있다.
네이버제트가 제공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는 지난 16일 세계적인 패션기업 LVMH그룹과 콜라보한 크리스찬 디올의 가상 ‘메이크업 콜렉션’ 9종을 출시했다. 현실에서 사용하는 메이크업 상품이 제페토 안에서도 구현된 것으로, 이를 활용하면 제페토 내 아바타에 다양한 메이크업이 적용된다.
앞서 명품 브랜드 구찌도 지난 2월 제페토에 이탈리아 피렌체 본사를 배경으로 한 가상매장 ‘구찌 빌라’를 오픈했다. 60여종의 의상·신발·가방 등이 준비된 이곳에서 이용자들은 자신의 아바타에 구찌 패션 아이템을 착용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나이키, 컨버스, 노스페이스 등이 제페토 입점해 협업 중이다.
유통업계와 문화콘텐츠업계도 제페토와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BGF리테일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내달 제페토에 ‘CU 제페토 한강공원점’을 개설한다는 계획이고, KT는 지난달 제페토에 메타버스 야구장인 ‘수원KT위즈파크’를 개장, 황재균 선수와의 팬미팅을 진행했다. 또한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유명 아이돌 그룹도 제페토에서 아바타를 만들고 전 세계 팬과 소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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