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패턴이 상반기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테슬라, 애플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된 500대 기업(S&P500)의 2분기 순이익 성장세는 전년 대비 6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분기 순이익 증가율(52.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 순이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으로 32% 가량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도 가능해 보인다.
이에 서학개미들은 미국 주요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상반기 테슬라, 애플에 투자가 쏠렸다면 지금은 아마존을 비롯해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 종목들을 담고 있다.
국내 투자자는 연초 이후 6개월 연속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17억1482만 달러)했지만 이달 들어 순매도로 돌아섰다. 테슬라를 사들인 규모(4억9990만 달러)보다 팔아치운 금액(5조3612만 달러)이 더 커진 것이다. 애플의 인기도 시들해지는 조짐이다. 국내 투자자는 이달 들어 애플을 1억6205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반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이었다. 이 기간동안 서학개미는 알파벳을 8211만 달러(약 932억원) 순매수했다. 알파벳 다음으로 돈이 몰린 기업은 로블록스(7222만 달러 순매수)다. 이어 아마존(6746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6335만 달러), 페이스북(5875만 달러) 등 빅테크 기업이 상위권에 올랐다.
미국 빅테크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또 미국 경제가 다른 국가들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빠르게 극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국으로 글로벌 투자금이 쏠릴 것으로 관측된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테크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1.5배로 나스닥의 30.3배 대비 추가 할증이 필요해 연말까지 빅테크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며 “빅테크 기업은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 신성장 동력에서도 선두 위치를 확보했고, 실적 성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 연말까지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변이 확산, 물가상승,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가 미국 경제 회복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앞으로도 시장 불안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분산 투자를 하거나 보다 안정적인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대안일 수 있다.
j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