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김민지 기자] 보험업계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잇따라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오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건전성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보험사들은 내년까지 자본확충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했다. 다음달 중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 규모는 30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오는 2023년 도입될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자본규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추진됐다.
회사 측은 “안정적인 자본 적정성 관리는 물론 금융환경 변화 등 여러가지 리스크 요인에 대비하고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본업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사 중에선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을 ESG 채권 형태로 발행한다. ESG 채권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개선 등 사회적 책임 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이다. 교보생명은 환경이나 사회 분야에 조달한 자금을 집행해 사회적 가치 실현에 기여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우수한 수익성과 자본 적정성에 힘입어 국내외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지난 2017년 해외 시장에서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성공리에 발행한 바 있다. 내년에는 2017년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이 가능해 해외에서 신종자본증권을 차환 발행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6월 45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푸본현대생명의 이번 자본확충은 지속적인 총자산 성장과 영업확대에 따른 적정 지급여력(RBC) 비율을 유지하고, 오는 2023년 도입 예정인 IFRS17의 선제적 대응 조치 차원이다.
푸본현대생명의 올 3월말 총자산은 18조5782억원으로 2017년말(13조137억원) 대비 43% 성장했다. 퇴직연금 자산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3월말 기준 8조8715억원으로 2017년말(6조5446억원) 대비 36% 성장해 생명보험업계 2위를 지키고 있다.
캐롯손해보험도 지난 6월 유상증자를 통한 1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캐롯은 지난 2019년 한화손해보험과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같은 대형 투자사들이 합작해 설립한 디지털손해보험사다.
이번 유상증자는 전액 기존 주주들로 진행됐으며 SK텔레콤은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가 제3자 배정방식을 통해 10%의 지분을 신규 참여했다. 1대 주주인 한화손해보험은 기존 지분율 해당분 외에 추가 100억원을 더해 총 61.6%를 출자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를 통해 캐롯은 한화손보 56.6%, SK텔레콤 10%, 현대자동차 3.5%, 알토스벤처스 9.9%, 스틱인베스트먼트 15%, 티맵모빌리티 5%의 지분율 구조를 가지게 됐다. 유상증자 대금은 지난 2019년 5월 설립 당시의 중장기 사업계획에 따라 재무건전성을 높이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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