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중견 해운사 ‘SM상선’이 다음 달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14년 만에 국내 IPO 시장에 해운사가 상장하는 만큼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M상선은 지난 6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SM상선은 지난 7월 12일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상장예비심사청구서에 대해 승인을 받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희망 공모가격은 1만8000~2만5000원이다. 공모 규모는 6091억~8461억원으로 공모 직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5230억~2조1153억원이다. 상장 후 유통 가능한 주식 비중은 약 39%로 예상된다.
SM상선은 오는 11월 1~2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11월 4일~5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해운사 IPO가 2007년 KSS해운 이후 14년 만인 만큼 SM상선 상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SM상선의 기업가치를 2조~2조5000억원 사이로 전망했다. 당초 예상됐던 3조원 보다는 다소 낮아진 금액이다.
SM상선은 2016년 설립 이후 연평균 40%가 넘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16.7%, 29.2% 증가한 3778억원, 173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SM상선은 터미널에서부터 철도를 통해 미주 내륙으로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인터모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향후 뉴욕·사바나 등을 기항하는 미주 동부 노선 개설도 검토 중이다.
주력 노선인 미주 노선은 여전히 항만 적체율이 높아 내년까지 운임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상장 후에도 SM상선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3분기 SM상선의 실적이 상반기보다 호전됐을 것으로 보인다. IPO 몸값이 기존에 제시한 것보다 높게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며 “현대중공업처럼 공모주 청약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설명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해운시장 상황과 기업 규모, 실적, 시업 영역 등을 볼 때 SM상선의 IPO 추진은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상장의 목적이 해운 분야 성장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존재하는지는 IPO 과정 중 공시를 통해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해운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5월 해운 대장주인 HMM은 주당 5만원을 넘었지만 최근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주당 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내년도 해상운임이 올해 보다 다소 하락하고, 업황도 차츰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당초 기대했던 상장 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것도 지켜봐야할 요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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