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안정’에 적극적 역할 해야…한은 개정안 살펴보니

"고용안정 등 실물경제 지원에 적극적 역할해야"
미국·호주 등 중앙은행 고용안정 적극 대응
한은 독립성 훼손·정책목표 간 상충 우려 등 부정적 입장도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한국은행의 정책목표에 ‘고용안정’ 항목을 추가하자는 법안이 다수 발의돼 눈길을 끈다. 현재 한은의 정책목표는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하고, 이러한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할 때에는 ‘금융안정’에 유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한은이 통화정책을 수행할 때 고용안정 등 실물경제 지원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한은 정책목표에 계층적인 책무를 도입하자는 내용을 담은 한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최근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정책목표를 물가안정 외에도 고용안정을 지향하고 직접적으로 법률에 명시하고 있으나, 한은은 고용 등의 실물 경제를 고려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양 의원은 영국 중앙은행은 계층적인 책무로 물가안정에 저해되지 않는 수준에서 고용안정 등 실물 경제정책과의 조화를 도모하도록 법률에 명시하고 있다며 법 개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해당 법안은 현재 소관위 심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같은 당 김주영 의원은 지난 3월 한은의 설립목적이자 정책목표에 고용안정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한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11월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은 지나치게 물가안정만을 지향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목적과 역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고용안정과 같은 실물경제 지원의 목적과 역할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유사한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야당 일각에서도 이 같은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고 있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1월 한은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한은 설립 목적에 ‘고용안정’을 추가해 실물경제 지원을 강화하고,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사항에 고용안정을 위한 금융지원에 관한 사항을 추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한은의 적극적인 노력을 유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특히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물가안정 이외에 완전고용과 고용안정을 설립목적으로 규정하는 등 실물과 금융의 분리 대응 원칙을 넘어 변화한 경제·사회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론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은의 통화정책 수단으로 고용안정을 달성하기 어려운 데다, 오히려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냈다. 정연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한은 정책목표와 관련된 주요 한은법 개정안(김주영 안 및 양경숙 안)에 대해 “한은 정책목표 간 상충 문제, 정책수단의 유효성, 고용지표의 신뢰성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심도있는 논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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