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불청객 안구건조증, 결막염·각막염 악화 위험

[정희원 기자] 가을 날씨가 되면 적잖은 사람들이 안구건조증에 시달린다.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눈이 뻑뻑해지면서 충혈되고 눈이 쉽게 피로해져 심한 경우 업무나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긴다. 

 

흔히 슬픈 감정을 느낄 때 흘리는 것으로 생각하는 눈물은 의외로 눈 건강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우선 안구를 촉촉하게 적셔 눈이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또 각종 세균과 먼지가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보호막으로서의 기능도 수행한다.  

 

이 때문에 눈물 분비량이 줄거나 눈물이 빨리 증발해버리면 안구건조증, 결막염, 각막염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가을은 여름보다 공기 중 습도가 낮고 찬바람으로 인해 눈물이 쉽게 말라 안구건조증을 비롯한 각종 안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안구건조증의 주요 증상으로는 눈이 시리면서 쿡쿡 쑤시고 마치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이물감이 느껴진다. 눈을 감으면 증상이 사라져 편해지지만 눈을 뜨면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 외출 시 찬바람을 맞으면 눈물이 흐르고 심할 경우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꽤 많은 환자들이 안구건조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무작정 오래 방치하면 안구 표면이 손상돼 시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고 결막염 등 다른 안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안구건조증에 더 취약한 편이다. 이는 콘택트렌즈 착용, 눈 화장, 경구피임약 복용 등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밖에 이뇨제, 고혈압약,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등도 일부 성분이 눈물 생성을 억제해 안구건조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식단과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안구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꼽으라면 단연 비타민A다. 비타민A는 안구 표면의 점막을 강화해 안구건조증 예방 및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당근은 비타민A가 풍부한 식품 중 하나다. 이밖에 달걀 노른자와 결명자도 비타민A 함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영양소 외에도 당근은 카로틴, 달걀 노른자는 레시틴 등의 성분이 눈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블루베리 등 베리류나 바나나 등에 풍부한 안토시아닌은 눈의 노화로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것을 늦추고 안구조직을 보호해준다. 

 

박형주 강남 푸른안과 원장은 “건조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에 8~10컵의 물을 마셔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강남 스마트폰이나 TV 등을 볼 때 눈을 종종 깜빡여 각막을 덮고 있는 눈물층의 작용을 활발히 하고, 가습기를 사용해 실내 습도를 60% 안팎으로 유지하면 안구건조증 예방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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