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파워 장애물 넘어라] 미디어 공룡들 韓시장 잠식 가속…"콘텐츠 특화가 살 길"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빅테크 시장과 OTT(Over The Top: 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국내 미디어 시장에 해외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시장 독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독과점 논란과 정부 규제로 네이버, 카카오가 주춤한 사이 유튜브·인스타그램·넷플릭스·틱톡 등 해외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 중이다. 국내 기업 규제로 해외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미디어 시장은 국경 없는 OTT 시장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OTT는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말한다. OTT는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범용 인터넷망(Public internet)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국내 OTT 시장의 경우 넷플릭스에 이어 애플과 디즈니까지 가세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그나마 티빙과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등 토종 OTT(K-OTT)가 대항을 하고 있지만 넷플릭스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킹덤’, ‘스위트 홈’ 등 기존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물을 내놓으며 OTT 시장을 개척해왔다. 넷플릭스는 지난 1999년 월정액 기반의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가입자는 2억1000만명이 넘는다. 

 

넷플릭스에 이어 애플과 디즈니도 닻을 내리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애플은 이달 4일 OTT ‘애플TV플러스(애플TV+)’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애플TV+는 업계 최초로 오리지널 콘텐츠만 제공하는 콘텐츠 구독 서비스로 같은 날 함께 출시한 스트리밍 기기 ‘애플TV 4K’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삼성·LG 일부 스마트 TV 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애플TV+는 70여개의 오리지널 시리즈와 영화를 보유하고 있다.

 

오는 12일에는 ‘디즈니플러스(디즈니+)’도 출시된다. 현재 디즈니+가 보유한 콘텐츠는 1만6000회차 이상의 분량에 달한다. 디즈니+에서는 디즈니와 마블,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디즈니 핵심 브랜드와 일반 엔터테인먼트 브랜드인 스타(Star)의 영화·TV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인어공주’, ‘겨울왕국’ 등 오랜 기간 사랑받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막강한 팬덤을 지닌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 등이 포함된다. 

 

국내 플랫폼도 최근 이 같은 위기상황을 감지하고 적극적인 투자로 맞서고 있다. CJ ENM은 올해부터 향후 5년간 ‘티빙(TVING)’을 포함해 콘텐츠 제작에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운영하는 ‘웨이브(Wavve)’는 2025년까지 1조원을, KT도 2023년까지 ‘시즌(Seezn)’에 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TV 역시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3000억원을 투입한다.

 

광고 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체 광고 시장에서 디지털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50%를 넘었다. 그 디지털 검색 광고의 79% 이상은 구글·페이스북 등 해외 기업이 가져가고 있다. 발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K애드(광고)는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시장에서는 강대강으로 맞서기보단 콘텐츠 특화 전략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외국은 최소한의 규제로 OTT 산업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은 해외 업체와의 체급차가 분명한 만큼 콘텐츠 특화 전략을 통해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정부도 과감한 규제 개선을 통해 국내 기업의 경쟁력 키워 시장 잠식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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