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김민지 기자] 국내 기업들이 ‘알짜 자회사’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들은 자회사 설립과 기업공개(IPO)를 통해 다양한 산업에 진출하며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자회사 입장에서도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경영 효율성과 마케팅 확대 등 유리한 측면이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험업계에서는 자회사 설립 열풍이 불고 있다. 올해만 4개 보험사가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을 설립했고,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을 위해 자회사를 출범하는 보험사도 생겼다. KB손해보험이 400억원의 자본을 투입해 만든 헬스케어 자회사 ‘KB헬스케어’는 이달 고객 서비스를 론칭한다.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는 단체·개인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강관리 프로그램으로 성과를 낸 가입자·임직원에게 자체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보험에 연계된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B헬스케어는 지난 5월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보험사의 헬스케어 자회사 소유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 뒤 업계 최초로 설립된 사례다. 신한라이프도 당국으로부터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 승인을 받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자본금 200억원을 출자해 인공지능(AI) 기반 홈트레이닝 서비스 ‘하우핏’을 자회사로 독립시켜 육성시킨다는 방침이다.
건설사들은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자회사 설립에 나섰다. GS건설은 지난 5월 자사 지분 100%의 ‘디씨브릿지’를 설립했다. 디씨브릿지는 자료 처리와 호스팅 및 관련 서비스업을 영위한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2017년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를 건립한 데 이어 대구은행 데이터센터, 네이버 등 국내에서 모두 9건의 데이터센터 건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운영사업까지 진출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자회사 IPO를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일동홀딩스의 계열사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본격적으로 상장에 착수했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2023년 상장을 목표로 투자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한 프리IPO(사전 기업공개) 성격의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해 1000억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 받은 바 있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6년 일동제약으로부터 분할, 일동홀딩스의 계열사로 신설된 건강기능식품 및 관련 소재 전문기업이다. 일동제약에서부터 이어진 유산균을 비롯한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의 원천기술 및 특허, 국내 최고 수준의 전용 제조 시설 및 종균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국내외 업체에 다양한 원료와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207억원, 영업이익은 24억원을 달성했다.
보령바이오파마도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제약의 백신 계열사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최근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내부회계관리제도 시행 등 내부 조직을 정비하는 한편 지정감사인 신청을 완료해 기업공개를 위한 사전 준비를 마쳤다. 내년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청구를 거쳐 4분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991년 설립된 보령바이오파마는 백신 개발 및 제조, 전문의약품 판매, 유전체 검사, 제대혈 은행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백신 시장 확대에 따라 지난해 매출액 1154억원을 달성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도 지속적인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앞으로도 자체 생산 품목을 확대해 국가필수예방접종(NIP) 품목의 안정적 공급과 전략 제품의 수출 확대를 통한 글로벌 진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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