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완전 민영화’…잃어버린 증권사 되찾나

우리금융그룹 사옥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를 이루면서 증권사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증권사 등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금융지주사의 위용을 갖춰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후보로는 SK증권,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다.

 

 후보사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SK증권은 지난 2018년 초 최대주주였던 SK㈜가 J&W파트너스에 SK증권 지분 10%를 매각하면서 대주주가 변경됐다. 매각이 완료된 지 4년이 지난 지금, J&W파트너스도 재매각을 고려할 것이란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우리은행과 11월부터 ‘우리WON뱅킹’에서 유안타증권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제휴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사업적인 접촉을 가졌다. 현대차증권은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금산분리 원칙에 의해 금융사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대주주가 지앤에이사모투자전문회사로 현재 84.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사모투자회사는 LS네트웍스가 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행법상으로는 LS그룹의 계열사가 아니다. LS네트웍스와 E1을 통해 오너가에서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부담이 따르기에 매각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3년 우리투자증권을 NH투자증권에 넘겼다. 그동안 민영화 과정에서 증권사와 보험사 등을 공격적으로 인수한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등 경쟁사와 달리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물론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등을 매각하는 아픔을 겪었다.

 

 우리금융이 지난 3분기까지 사상 최대인 2조1983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냈으나 KB금융(3조7722억원), 신한금융(3조5594억원), 하나금융(2조6815억원) 등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우리금융은 증시 활황으로 경쟁 금융지주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낼 때마다 증권사의 부재를 절실히 느껴왔다.

 

 이에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우리금융은 증권사, 벤처캐피탈(VC) 등 수익성 높은 비은행 계열사를 확대할 것”이라며 “금융 플랫폼 전략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민영화를 통해 향후 주주친화정책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금융의 배당성향이 26%로 회복할 경우 주당배당금(DPS) 전망치는 1000원이며 중간배당 제외 시 850원”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22일 우리금융 지분 9.3%를 나눠 인수할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 우리사주조합 등 5곳을 확정했다. 유진그룹 계열 사모펀드인 유진PE가 사외이사 추천권이 부여되는 4%의 지분율을 얻으며 우리금융 사외이사진이 현 5인(푸본그룹 공석)에서 6인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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