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시공 ‘보령 해저터널’ 개통… 국내 최장 6.9㎞

세계 5위, 착공 11년만에 성과… 벽두께, 콘크리트 강도 강화

보령 해저터널 완공 후 현장사진. 현대건설 제공

[박정환 기자] 현대건설이 시공한 국내 최장의 ‘보령 해저터널’이 개통한다.

 

현대건설은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서 태안군 오천면 원산도를 연결하는 약 6.9㎞ 구간의 국내에서 가장 긴 ‘보령 해저터널’을 개통한다고 30일 밝혔다.

 

보령 해저터널은 공사기간 약 4000여일, 연인원 약 80만명이 투입된 4881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총 길이 6927m로 국내 최장이며, 세계에서 5번째로 긴 터널이다. 터널은 태안(상행선)에서 보령방향(하행선)으로 해수면 기준 약 80m 하부를 터널로 관통한 2차선 도로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 터널은 대천 해수욕장 인근에서 단절된 77번 국도를 안면도 영목항까지 연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0년 12월에 첫 삽을 떴다. 2019년 2월에 상행선 관통 완료후 후속 하행선은 2019년 6월에 오차없이 정확히 중심선을 맞춰 관통됐다.

 

해저터널은 시점부와 종점부의 관통이 양쪽에서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양측의 오차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NATM(New Austrian Tunneling Method)공법은 단단한 암반에 구멍을 뚫고 화약을 폭발시켜 암반을 굴착하는 공법이다. 현대건설은 이 공법과 더불어 컴퓨터로 위치 제어되는 첨단 로봇 드릴링 머신을 적용해 굴착의 정확도를 높였다.

 

또 해저터널공사의 최대 리스크인 해수 유입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해저구간 발파식 NATM 공법을 적용했으며 3차원 컴퓨팅을 활용한 지질분석을 통해 최적화된 굴착공법으로 단 한차례의 해수유출 없이 터널 중심을 관통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인 연장 53.85km 의 일본 세이칸 철도 해저터널은 1964년 착공후 해수 유입 유출수 사고가 4차례나 발생해 공사기간이 연장됐고 착공 25년 만인 1988년 개통됐다.

 

이에 현대건설은 3차원 지질분석 결과 강도가 약한 함탄층(석탄이 함유된 지층)과 습곡(휘어진 지질구조) 등 위험구간이 많아 주의가 필요한 구간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동시에 유사시 근로자가 대피할 수 있는 벽두께 1m짜리 특수 방수문을 곳곳에 설치해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공사로 인한 주변 시설물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IMG(지능형 멀티그라우팅, Intelligent Multi Grouting) 공법을 적용했다. 이는 터널벽면 콘크리트 시공시 시멘트액의 최적 압력, 유량, 시간 등을 정밀제어함으로써 터널내 해수유입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현대건설은 보령 해저터널의 내구성 강화를 위해 당초 벽두께를 30㎝에서 40㎝로, 콘크리트 강도를 일반(24㎫)에서 고강도(40㎫)로 강화했으며 연결구간에는 부식방지용 록볼트(Rock bolt)를 적용함으로써 안전성을 한층 높였다.

 

이날 개최된 보령 해저터널 개통식 행사에는 국무총리 및 국토교통부 제2차관, 충청남도지사, 대전국토청장 등 정관계 인사들과 현대건설 임직원을 비롯한 협력사 관계자 및 지역 주민들이 참석했다. 사업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김부겸 국무총리의 환영사,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축사,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및 주요내빈의 개통 세리머니 등 순으로 진행된다.

 

보령해저터널이 개통하면 보령 대천항에서 태안 영목항까지 1시간 30분 소요되던 거리가 10분으로 단축돼 물류처리가 원활해지고, 전기·통신·상수도 등의 충분한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현대건설 측의 설명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저터널 공사는 24시간, 365일이 바닷물과의 싸움”이라며 “전 세계에서 완수한 토목공사의 노하우와 경험이 축적되지 않았다면 해수유입이라는 난제를 극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오 “서해안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국내 최장 보령 해저터널을 최고의 품질로 완성한 것처럼 향후 발주되는 공사에도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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