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교보생명, 마켓컬리 등이 내년 상반기 줄줄이 증권시장에 입성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출현하며 기업공개(IPO) 시장이 움츠러든 가운데, 대어급 IPO들의 등장에 공모주 시장이 다시 활황을 맞을 지 주목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현대차그룹의 비상장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주관사들과 공모 전략을 조율한 뒤 조만간 금융감독원에 IPO 계획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IPO를 계기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체계를 탄탄히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월 지속가능경영팀을 신설한 데 이어 7월에는 탄소를 이용한 수소 생산, 폐플라스틱 자원화, 소형원자로 사업 등을 전담하는 G2E사업부를 새로 만들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를 10조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3분기 매출액 1조8111억원, 영업이익 1038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7%, 58% 증가한 수치다.
올 연말 상장을 준비하던 LG에너지솔루션도 내년 1월 상장을 목표로 기업설명회(IR)와 기관 수요예측, 공모주 청약 등을 준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 가치는 최대 100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현 코스피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약 84조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규모는 10조9000억~12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다. 공모가는 주당 30만원선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GM 전기차 화제에 따른 리콜 충당금 반영과 고객사 가동 차질 등으로 3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며 “4분기부턴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고 자동차 전지 매출도 반등해 이익 정상화가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도 내년 상반기 코스피시장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그동안 IPO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대주주 간 분쟁 문제 등이 봉합되면서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투자 여건이 개선됐다는 점도 IPO 재추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 1일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프리IPO 기업가치는 지난 7월 2조5000억원 수준에서 4조원으로 약 넉달 새 60% 가까이 뛰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미 청구서 접수 단계에 접어든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및 여러 그룹 계열사들의 상장 전망까지 내년은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IPO 시장이 매력적일 것”이라며 “신규상장 시장의 전고점이라 할 수 있는 2010년과 2015년의 이듬해가 급락이나 급감이 아닌 안정적인 시장이 이어졌던 점도 참고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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