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최태원 ‘실트론 사건’ 과징금 16억원…SK, “필요 조치 강구할 것”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5일 오전 SK실트론 지분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사익편취 논란에 대해 직접 소명하기 위해 전원회의가 열리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진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와 관련, ‘사업기회 유용’으로 보고 과징금 16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다만 검찰고발 조치는 이뤄지지 않는다. SK 측도 공정위 결정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향후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업 집단 SK소속 회사 SK㈜가 최태원 회장에게 사업(SK실트론 일부 지분 인수) 기회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과 과징금 총 16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과징금은 최태원 회장과 SK㈜에 각각 8억원씩 부과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7년 SK㈜가 당시 LG실트론(현 SK실트론) 지분 70.6%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남은 지분 29.4%를 최 회장이 인수했는데, 공정위는 이 부분이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사업기회유용에 해당한다고 봤다.

 

 2017년 1월 SK㈜는 LG실트론 지분 51%를 주당 1만8138원에 인수한 후 같은 해 4월 잔여 지분 49% 중 19.6%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뺀 주당 1만2871원에 추가로 확보했다. 최 회장은 이후 채권단이 보유한 나머지 29.4%의 지분을 같은 가격에 개인 자격으로 인수했다.

 

 공정위는 당시 SK㈜가 실트론 주식 100%를 인수할 수 있었음에도 일부 지분 인수를 포기, 상당한 이익이 예상되는 잔여 주식 취득 기회를 최 회장에게 넘겼다고 봤다.

 

 공정위는 절차상의 문제도 지적했다. SK㈜는 자사의 사업 기회 일부를 최태원 회장이 취득하려는 이익 충돌 상황임에도, 상법상 의사 결정 절차인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최태원 회장이 SK실트론 주식을 인수한 만큼의 이익이 원래대로라면 해당 사업기회의 정당한 귀속자인 SK㈜에 돌아갔어야 했다”면서 “이번 조치는 지배 주주가 절대적 지배력과 내부 정보를 활용해 계열사의 사업기회를 이용한 행위를 사실상 최초로 제재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공정위 발표에 대해 SK 측은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하겠다며 향후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SK는 “그동안 SK실트론 사건에 대해 충실하게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제재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SK는 “지난 15일 전원회의 당시 SK가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SK실트론 잔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지 않은 것은 ‘사업기회 제공’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 등이 이번 결정 과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한 “잔여 지분 매각을 위한 공개경쟁입찰은 해외 기업까지 참여한 가운데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밝힌 참고인 진술과 관련 증빙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SK는 “특히 공정위의 오늘 보도자료 내용은 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관계와 법리판단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기존 심사보고서에 있는 주장을 거의 그대로 반복한 것으로 이는 공정위 전원회의의 위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의결서를 받는 대로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SK는 “이번 일로 국민과 회사 구성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pur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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