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면서 신용도도 잇따라 상향조정되고 있다. 대형 증권사 대비 규모는 작지만,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중소형 증권사들이 신용등급 AA급 대열에 합류하는 추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초 한화투자증권의 기업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다. 영업력 개선을 통한 수익성 제고, 리스크 관리 기조로 부담 요인 완화 등을 근거로 등급전망을 변경했다고 나신평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A+’인 한화투자증권의 신용 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화투자증권의 전반적인 경쟁 지위는 높지 않지만, 자산 관리와 IB 부문에서 비교적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총자산은 10조8000억원, 자기자본은 1조6000억원이다.
나신평은 KTB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도 A-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다. ▲우수한 수익성 시현 ▲이익누적 및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 ▲우수한 자산건전성 지속 등이 신용등급 전망의 상향요인으로 분석된다.
KTB투자증권은 IB부문을 특화하는데 주력했다. 2019년 1월 장외 파생 상품 인가도 획득했다. 올해 KTB투자증권 자회사인 KTB네트워크의 배당금 수익과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를 통한 구주매출로 관계회사 처분이익 1177억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윤재성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건전성 분류 대상 자산 중 고정이하 비율이 올해 9월 기준 0.7%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전반적인 사업·재무 위험이 완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도 올해 한국신용평가가 기업 신용 등급을 종전 ‘A+’에서 ‘AA-’로 올렸다. 한신평은 IBK투자증권이 대규모 유상 증자를 단행해 사업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익 변동성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꾸준히 이익 창출 능력을 높여 나가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한신평은 유안타증권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258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94억원에 불과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중소형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한 점이 신용등급 상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또 중소형 증권사들이 올해 IB부문에서 이상적인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및 주식 시장 활황에 힘입어 올해 IB 부문 실적은 전년 대비 약 35% 증가했는데 풍부한 자본력을 활용해 위험 인수를 늘리고 영업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선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도 개선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내년 이후에도 올해처럼 우호적인 업황 유지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며 “해외 투자를 비롯한 IB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 재무 건전성 지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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