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 꽂힌 건설사들… 사업 다각화 시동

현대엔지니어링, 폐자원 활용해 청정수소 年 2.2만t 생산
SK에코플랜트, 연료전지 사업 집중… 삼성물산·포스코 협력

SK어드밴스드 울산 프로판탈수소(PDH)공장에 설치된 수소 SOFC .  SK에코플랜트 제공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건설사들이 잇따라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장하며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내년에도 주택 시장의 불안정이 예고되면서 새 수입원을 확보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수소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 아래에서 향후 신재생 에너지인 수소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자원 생산 및 발전 시설 건립에 적잖은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둔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소 사업 진출을 통한 몸값 올리기에 나섰다. 사업은 환경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와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이 국가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연간 88kg으로 미국, 영국 다음으로 세계 3위라고 한다. 이에 정부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규모를 연간 1만톤(t)에서 2025년 31만t, 2030년에는 90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현대엔지니어링은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고순도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실증 테스트를 마치고, 2022년부터 수소생산 플랜트 건설을 시작해 2024년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목표로 추진한다. 총 사업비는 4000억원 규모로, 충남 당진에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플랜트는 연간 10만t 규모의 폐플라스틱 원료를 처리해 고순도 청정수소 제품을 연간 2.2만t 규모로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소 2.2만t은 수소차 15만대가 1년간 운행(연간 1만4000km 운행 기준)이 가능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최근 친환경 사업 비중을 급속도로 높이고 있는 SK에코플랜트도 수소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폐자원을 초고온으로 가열해 대기오염물질은 모두 분해하고 수소를 추출한 뒤 이를 연료전지에 공급해 청정 전력을 생산하는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 발전사업을 추진 중이다.

 

SK에코플랜트와 사업 참여 기관은 2024년까지 1600억원을 투입해 울산에 16MW급 SOFC 발전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시설은 하루에 70t의 폐자원을 처리해 3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6MW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또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포스코와 함께 그린수소 사업 확대을 위해 손을 잡았다. 그린수소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로 액체나 고압 기체로 저장, 운송할 수 있어 탄소중립을 위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물산은 미래 성장의 한 축으로 그린수소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포스코의 경우 2050년까지 500만톤의 수소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그린철강 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수행 경험, 그린수소 사업을 확대 중인 중동에서의 사업경험과 역량, 고객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그린수소 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규제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황이 겹치면서 주택사업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소 생산, 폐기물 처리 등 친환경 사업 부문이 대형 건설사들의 새로운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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