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편의성·생산효율 ‘쑥’… AR·VR에 빠진 車업계

AR 헤드-업 디스플레이, 차 전면 유리에 주행정보 표시
주의력 분산 방지… 차량 조립·정비에 적용, 결함 최소화

스트라드비젼 헤드업 디스플레이 콘셉트  스트라드비젼 제공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확장현실기술이 미래차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그룹, 벤츠, 폭스바겐, 캐딜락 등 국내외 여러 자동차 회사들이 신차에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확장현실기술은 운전자 편의와 안전성을 높이는 디지털 정보 제공, 미래차 생산‧정비 지원 등에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 정보 제공의 경우 기존엔 속도 등 각종 주행정보를 차내 디스플레이를 통해 표시했지만, 주의력 분산, 실수로 인한 오작동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차내 전면 유리에 정보를 보여주는 증강현실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도 데이터와 실시간 연동 및 사물 감지가 가능한 AR 헤드-업 디스플레이(AR Head-up Display, AR HUD)는 전면 유리에 텍스트와 이미지를 투사해 주행 관련 정보를 보여주는 기술이다.

 

제네시스 G80, G90에 들어간 AR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인 예다.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로 실시간 영상을 화면에 띄우고 가상의 주행 경로를 그려낸다. 차량 움직임 센서, 지도 데이터에 기반을 둬 직관성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0월 영국 엔비직스에 300억원을 투자해 자율주행용 AR HUD 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G전자는 폭스바겐과 함께 AR HUD를 공동 개발해 전기차 ‘ID.4’에 적용했다.

 

또 자율주행용 AI 기반 카메라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은 LG전자와 증강현실 기반의 차세대 운전석 계기 플랫폼 개발을 위한 협업에 나섰다. 

 

볼보는 이스라엘의 광학·이미징 업체인 스펙트럴릭스와 협력해 자동차 전면 유리 전체 또는 유리 크기에 맞춤 적용할 수 있는 HUD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최근 신차에 적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글로벌 HUD 시장은 2020년 13억 달러에서 2025년 46억 달러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미래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AR HUD 도입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을 위해 차량에 장착되는 카메라나 레이더 등의 센서를 통해 운전자가 자기 차량 외에 주변 차량과 주위 환경에 대한 정보까지 파악하게 되면서 AR HUD의 수준도 한 단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확장현실 기술은 자동차 생산·정비, 시승, 직원 교육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5년부터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VR을 활용한 스마트 글라스를 착용해 차량을 조립하도록 했다. 조립 상황에 따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실수를 최소화시키려는 목적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 10월 정비사가 전문가와 원격으로 3D 이미지, 홀로그램 시각 정보를 공유하는 솔루션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네토를 만들어 쏘나타 N 라인을 소비자가 시승할 수 있도록 했고 현대모비스는 신입사원 교육을 가상공간에서 진행했다.

 

토요타는 실제 차량에 3D 이미지·홀로그램을 투사하는 복합현실 기술을 생산·정비와 교육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가상환경에 기반한 생산·정비는 시간, 공간, 인원 등 물리적 제약을 극복한 실시간 정보교환이 가능해 자동차 산업 현장 인력의 미래차 전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종전 내연기관차 생산·정비 인력의 재교육 및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확장현실을 이용한 작업 및 교육환경 조성으로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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