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에서 1800억원대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상장사로는 역대 가장 큰 횡령 규모로 상장 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자사 자금관리 직원 이모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씨가 횡령한 자금은 1880억원으로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 2047억6057만원의 91.81%에 해당하는 액수다. 횡령 규모로는 상장사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이에 따라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 오스템의 주식 거래 중단 조치를 내렸다. 상장사 직원이 자기자본의 5% 이상을 횡령·배임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번 사태가 ‘개인 비리’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자금관리 직원 단독으로 진행한 횡령 사건이고 작년 12월 31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향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수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07년 상장된 임플란트 제조업체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코스닥 시총 23위를 기록한 우량주다. 특히 지난해에는 주가가 3배 가량 오르며 주목 받았다. 전 거래일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14만2700만원으로 2020년말 5만1500원에 비해 3배 가량 올랐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981억원을 기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정 규모 이상 횡령이 발생하면 거래 정지 후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 개최 여부를 결정하고, 기심위에서 15일 이내에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 대비 횡령 규모가 큰 만큼 자금 회수 가능성에 따라 실질 심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의 영속성, 투자자 보호 등을 감안하면 상장 폐지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을 횡령한 직원이 지난해 10월 동진쎄미켐 지분 7.62%(약 1430억원치)를 단번에 사들여 화제가 됐던 이모씨와 동일인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의 이름과 일부 신상정보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개인투자자’ 자격으로 지난해 10월 1일 동진쎄미켐 주식 391만7431주를 사들였다. 이씨의 동진쎄미켐 주식 취득단가는 3만6492원이다. 이씨는 같은 해 11월 18일부터 12월 20일까지 336만7431주를 처분했다. 매도 평균 단가는 약 3만4000원으로 취득단가 대비 7% 가량 낮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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