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후폭풍 일파만파…코리아 디스카운드 반전 계기 마련해야

지난 3일 국내 1위 임플란트 전문기업 오스템임플란트는 자금관리 직원인 이모씨가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전경. 뉴시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오스템임플란트 대형 횡령 사고를 계기로 회계 투명성을 강화해야 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이번 사건은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1년에 1000억원 가까이 버는 코스닥 상장사에서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그만큼 내부 통제가 허술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증시 전문가들은 아무리 뛰어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회계가 투명하지 않다면 기업 신뢰도에 큰 허점을 남기게 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3일 자금관리직원 이모 씨가 1880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2047억원6057만원)의 91.81%에 달하는 규모로, 상장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오스템 직원 이모 씨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횡령 혐의 등 고소장을 접수한 후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 내부 통제 시스템에 큰 구멍…반복되는 회계부실 논란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과거에도 수차례 회계 논란이 불거졌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2018년 4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매출(1186억원)을 냈지만, 영업이익은 3억원에 그쳤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영업이익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어닝 쇼크’였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당시 “해외법인이 대손충당금을 새로 인식하는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일회성이 아니라 2019년 2분기에도 같은 이유로 어닝 쇼크가 났다. 당시 매출(1409억원)은 1년 전보다 25%나 늘었지만 영업이익(77억원)은 5.6% 증가에 그쳤다. 시장 컨센서스보다 39% 적은 수치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에는 매출채권과 해외법인 재고 인식, 반품에 대한 충당금 반영 등을 둘러싼 회계 문제가 반복적으로 터졌다”며 “뛰어난 제품 경쟁력에 비해 회계 등 경영지원 역량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 8년 전에도 배임 횡령 사건 발생

 

 회사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자금 담당 직원이 업무상 지위를 악용해 짧은 기간에 저지른 범죄”라며 “내부 통제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비슷한 사건이 8년 만에 재발했다는 점에서 내부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지난 2014년 창업주인 최규옥 당시 대표와 임원 일부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력이 있다.

 

 최 대표는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이후 회사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 등을 시도했고 당시 연구소장으로서 R&D를 책임지던 엄태관 전무이사가 대표로 올라섰다.

 

 2014년 당시 오스템임플란트는 리베이트 명목으로 수십억원 금품을 제공한 혐의(의료기기법 위반)가 적발돼 본사 등 6곳의 압수수색도 받았다.

 

 지난 2008년 9월부터 2009년 2월까지 회삿돈 97억원을 해외법인에 부당 지원하고, 해외여행 경비 명목으로 5회에 걸쳐 3억원 규모 리베이트를 치과의사 60여명에게 제공한 혐의였다. 

 

◆ 오스템임플란트의 남다른 자금 관리

 

 업계에선 여윳돈을 주식에 투자하는 회사 분위기가 이번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통상 여윳돈이 생기면 은행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안전한 곳에 묻어두는 대다수 제조업체와 달리 상당액을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고 있었다. 

 

 작년 9월 기준으로 오스템임플란트는 APS홀딩스, DI동일, 네이버, 나이벡 등을 121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이 중 APS홀딩스는 오스템임플란트를 창업한 최규옥 회장도 개인적으로 7.6%를 들고 있는 종목이다.

 

 또 오스템임플란트는 선수금을 부채로 처리하고 있었다. 실제 회계상으로는 선수금을 한꺼번에 매출로 잡는 게 유리하다. 단기간에 큰 매출이 잡히고 물품을 판매하면서 드는 ‘판매 및 관리비’(판관비)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물품을 한꺼번에 치과에 보내는 방식은 매출을 크게 인식하려는 것으로 공정하지 않다”며 “후발업체는 이런 방식으로 선수금 비중을 10% 미만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 거래소, 실질심사대상 여부 24일까지 결정

 

 현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오스템임플란트 주권매매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거래소는 실질심사 사유발생이 확인된 날로부터 15거래일인 오는 24일까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 주식 거래 중단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상장사 직원이 자기자본 5% 이상 횡령·배임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한다.

 

 심사 대상이라고 결론이 나면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과 개선기간 부여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면 이 절차는 19단계까지 거쳐야 하는데, 원칙적인 기간을 합산하면 총 940영업일이 소요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기업의 개선 계획서가 미비할 경우 보완을 요구하면서 절차를 중단할 수 있어 변수에 따라 거래가 재개되기까지 무한정의 기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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