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금융회사가 핀테크 기업을 인수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출자 대상 제한과 승인 절차 등을 개선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정 원장은 이날 마포 프론트원에서 핀테크업계와 간담회에서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핀테크 육성 지원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장은 내년까지 3000억원 규모로 운영하는 기존 '핀테크 혁신펀드'에 더해 산업은행, 성장금융, 디캠프 공동으로 '청년창업 지원펀드'를 새로 조성해 유망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금감원, 핀테크, 금융회사, 금융보안원, 신용정보원 등이 모여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디지털 파인더'도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간담회 후 그는 "개별 은행을 하나하나 점검한 결과 예대금리(예금·대출 금리) 차는 축소되고 있는 동향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금감원이 은행의 예금금리에 이어 대출금리 점검을 하는 단계에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날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동시에 공개한 가상자산 공약 가운데 가상자산 최초 발행(ICO) 허용에 관해 정 원장은 "정부가 그동안에는 ICO를 허용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해 왔다"며 "현재 코인 ICO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대두되고 있어 종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향 공약에 대해 정 원장은 "현 단계는 가계부채 관리가 우선으로 이뤄지는 거시경제적 여건이어서 그것을 검토하겠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보험사에 금융당국의 조정 수용 의무를 부여하는 '편면적 구속력'을 도입하겠다는 이 후보의 공약에 대해선 "다시 사회적 화두가 던져졌으니 금융위원회와 같이 논의해 혹시 필요하다면 제도적 개선을 검토하겠다"면서 "그동안 많은 논의가 있어서 만들어진 결론에 대해서 아무런 추가적인 논의 없이 어떤 결론을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카카오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과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사건등 자본시장의 현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정 원장은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에 관해 금감원은 제도 개선의 문제로 생각한다"며 "시장 또는 개인 투자자 보호가 전제되면서 이러한 스톡옵션 제도가 운영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필요한 제도 개선 분야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살펴보고 개선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215억원의 횡령이 벌어진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해 정 원장은 "금감원은 자본시장에서 거래 문제와 회계문제의 조사나 제도 개선 부분을 주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하고 "개별 금융회사의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여신문제는 금감원이 들여다볼 사항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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