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미국의 긴축 기조에 대한 공포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 등 여러 악재에 코스피지수가 장중 2600선이 붕괴되는 등 연일 출렁이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직접투자가 부담스러워진 투자자들의 자금이 상장지수펀드(ETF)와 금 등 보다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TF 중에서도 해외 주식형 ETF에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달 중순 기준으로 해외 주식형 ETF에는 한 달 사이 1조6193억원이 유입됐다. 해외 주식형 ETF는 1년간 8조229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동안 개인투자자들이 10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순매수를 보인 가운데 해외 주식형 ETF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1년 만에 7조56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새롭게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형 ETF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불안한 증시 속에서 양호한 수익률을 시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테마형 상품 라인업이 한몫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 연구원은 “MSCI글로벌지수를 비롯해 미국 S&P500지수 등이 우수한 성과를 내며 해외 주식형 ETF의 수익률이 높았다”며 “메타버스 ETF, 블록체인 산업 ETF, 2차전지·전기차 ETF 등 투자 접근성이 높아지며 질적 확대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국내 2차전지 관련 기업, 글로벌 리튬 등에 투자하는 ‘테마 ETF’도 높은 운용자산 순위를 기록했다. 투자 대상은 혁신기술, 인구구조 및 소비 형태 변화, 물리적 환경 등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
ETF뿐만 아니라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금은 일반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안전자산으로 여겨진다. 특히 세계 최대 금 ETF ‘SPDR 골드 셰어스’에 순유입된 자금은 지난 21일 기준 16억달러(약 1조9000억원)로 일일 기준 역대 최대에 이르렀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것도 금 수요 급증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식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급락한 것과 대조적으로 금값은 올해 온스당 1800달러(약 217만원) 가까운 수준에서 거의 변동이 없다.
CNN에 따르면 헤레우스귀금속 앙드레 크리스틀 최고경영자(CEO)는 “금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안전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도 금값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 가격이 올해 안에 온스당 2120달러(약 255만원)까지 올라 2020년 8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 2072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시티그룹 산하 시티리서치의 북미 상품분석 책임자인 아카시 도시는 “금이 안전자산으로 재부상했다”며 “주식, 가상화폐 매도세와 가격 재산정 흐름 속에 안전자산 자리를 다시 꿰찼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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