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역대급 실적 뒤엔 ‘효자’ 증권사 있었네

순익 1억 눈앞 NH투자증권, 지주 순익 비중 30~40% 달해
KB·하나·신한금투도 실적 개선…우리금융, 증권사 인수 '과제 '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지난해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 계열 증권회사들이 일제히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지주사 실적 개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주식 활성화 등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확대, 기업공개(IPO) 및 유상증자 등에 따른 수수료수익 확대 등을 통해 순익 규모를 키웠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NH농협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의 증권 계열사들은 일제히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우선 지난해 NH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61.5% 증가한 9315억의 순익을 올렸다. 농협금융의 지난해 순익이 2조2919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NH농협금융의 실적 기여 비중은 40.6%에 육박한다. 농협금융이 농업·농촌·농업인을 위해 매년 연도 중 지원하는 농업지원사업비를 고려한 순익(2조6034억원)을 기준으로 삼아도 NH투자증권의 순익(9537억원) 비중은 36.6%에 이른다. 특히 NH투자증권의 수수료이익은 지난 2020년 1조251억원에서 지난해 1조1831억원으로 15.4% 늘었는데, 이는 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KB증권은 지난해 5943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1년 새 39.6% 늘어난 규모다. 순수수료수익이 1조0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증가했다. 특히 IB수수료는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22.4% 증가한 3406억원을 기록했다. 주식시장 호황과 IB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증권업수입수수료가 확대된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해 KB금융 전체 순익 대비 KB증권의 비중은 13.5%였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자산관리 수수료 등 전반적인 핵심이익 증대에 힘입어 1년 새 23.3% 증가한 5066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지난해 하나금융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4%였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3208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7.3% 증가했다. 특히 수수료수익이14.6% 늘어나 8485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 내 카드, 보험 계열사에 견줘 상대적으로 실적 기여도는 낮지만 비은행 부문 실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2조5879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증권사의 부재로 아쉬움을 더했다. 우리금융의 순익 규모는 농업지원사업비를 감안한 농협금융의 순익(2조6034억원)에도 뒤떨어진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9년 지주사 재출범 이후 적합한 증권사 매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내비쳐왔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증권 및 벤처캐피털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해 4대 금융의 증권 계열사들이 일제히 사상 최고실적을 냈지만, 올해엔 이들의 수익성이 둔화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본격적으로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증권사에 비우호적 환경이 조성된 데다 국내외 증시가 지지부진한 탓에 브로커리지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기 떄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IB수수료는 국내 부동산금융이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해외대체투자가 회복되면서 실적 증가세가 지속되겠지만,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은 부진한 주가 움직임 및 금리상승 등 시장환경이 악화하면서 실적 감소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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