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신약개발 자회사 키우기…"R&D로 승부수"

보령바이오파마, mRNA 신약개발 자회사 비피진 설립
대웅제약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 260억 브릿지 투자유치
일동 계열사 아이디언스, '베나다파립' 중국 IND 승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만 전담하는 자회사 설립에 적극적이다. 제약사들은 보유한 유망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의 법인화를 통해 연구개발(R&D) 유연성을 확보하고, 빠르게 성과를 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바이오파마는 지난 8일 투자 관계사인 포바이오코리아의 연구 부문을 인수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신약 개발사 ‘비피진’을 설립했다. 생물학적 소재 개발 기업인 포바이오코리아는 지난 2014년부터 독자적인 mRNA 기술을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R&D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2017년 포바이오코리아에 투자해 mRNA 의약품 기반 기술 도입을 추진해왔다.

 

비피진은 암세포 내부 대사를 조절해 암세포 증식을 원천 억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포바이오코리아 소속이던 2020년부터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 사업인 삼중음성유방암 타겟형 대사항암제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연내 mRNA 기반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임상 1상을 승인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피진은 차별화된 mRNA 약물 전달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의 백신 개발 방식을 대체하는 mRNA 플랫폼을 보령바이오파마와 공동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올해 12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자회사들을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대웅제약의 신약개발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가 지난달 26일 신약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지난 2020년 9월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인 ‘아이엔테라퓨틱스’를 설립했다. 아이엔 테라퓨틱스는 대웅제약의 이온 채널 신약 개발 플랫폼 및 Nav1.7 비마약성 진통제, 난청치료제, 뇌질환 치료제를 분사한 바이오텍이다. 10여년간 다양한 중추신경계 질환의 신약 개발과 관련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올해 260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이어 두번째 자금 확보다. 브릿지 투자에는 신규 투자사인 스틱벤쳐스 및 인터베스트와 함께 시리즈 A에 참여한 기존 투자사인 키움인베스트먼트, 이앤벤처파트너스, 데일리파트너스,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신한캐피탈,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국내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비마약성 골관절염 통증 치료 후보물질(iN1011-N17)의 유럽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추가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이번 투자를 유치했다. 비마약성 골관절염 통증 치료제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계열 진통제나 마약성 진통제 트라마돌보다 앞서는 효능을 전임상에서 확인했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오는 2025년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일동홀딩스도 지난 2019년 5월 항암신약 개발 전담 자회사인 ‘아이디언스’를 설립했다. 

아이디언스의 ‘베나다파립(개발명 IDX-1197)’은 중국 의약품관리국(NMPA)으로부터 위암 대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베나다파립은 파프(PARP) 저해 기전의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이다.

 

현재 유방암·난소암·위암과 파프저해제 내성암 등을 타깃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이디언스는 향후 제반 요건이 갖춰지는 대로 중국에서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종양제인 이리노테칸과 베나다파립의 병용요법에 대한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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