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국내에서 5번째로 원화거래소(원화마켓)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를 위한 요건을 갖추게 되자, 또다른 가상자산 원화마켓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가상자산 업계에선 원화 거래 생태계가 넓어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몸값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2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지난 15일 전북은행과 실명 입출금 확인 계정(실명계좌) 서비스 계약을 완료했다.
이번 실명계좌 확보로 고팍스는 국내에서 5번째 원화마켓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를 위한 요건을 갖추게 됐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원화마켓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에는 ISMS인증과 실명계좌 계약 확인서를 첨부해야 하는데, ISMS 인증은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
고팍스는 은행·금융당국과 협의해 향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원화마켓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할지, 기존 BTC마켓 사업자 신고를 변경하기 위한 신고서를 제출할지 등 세부절차와 내용 등 협의할 것이 많다는 설명이다. 신고서를 제출한 후에는 전북은행과 계정을 연결하기 위한 추가 개발 등도 진행하게 된다.
특금법이 시행된 후 실명인증 계좌를 받은 거래소는 고팍스가 처음이다. 고팍스는 서비스 오픈 이후 한 번도 해킹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높은 보안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업계 최초로 상장 기준을 공개하는 등 투명한 운영 정책을 고수한 결과다. 지난해부터 가상자산 정책 강화에 따라 고팍스는 코인 마켓만 운영해왔다.
전문가들은 고팍스가 원화마켓으로 전환되면 거래소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의 회원수가 890만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원화거래소 ‘후발주자’들의 고객 유치전도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블록체인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특금법 시행 이후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 심사를 통과했음에도 은행의 실명계좌 발급이 막혀 코인 마켓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던 다른 거래소들에게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 겸 암호화폐연구센터장은 “현재 투자자들이 업비트 등 4대 거래소에 있는 코인을 주로 사고 판다”며 “앞으로는 고팍스 등 새로운 원화마켓에서만 상장된 괜찮은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코인)’에 대한 매수세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고팍스가 원화마켓을 오픈하면 지난 5개월간 원화마켓 운영이 중단되면서 잃어버린 거래량을 찾아야 하는 것은 과제로 남는다. 고팍스의 일일 거래량은 지난해 9월 400억원 수준에서 원화마켓 종료 직후인 10월부터는 40억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새 먹거리 개척에도 더 힘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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