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이어 중고차 시장서도 날개 단 전기차

서울 시내 주차장에 전기차들이 주차돼 있다. 뉴시스

[박정환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는 가운데 중고 전기차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확정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기차 신차 수요가 중고차 시장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가 신차 시장에 이어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으면서 전기차의 내연기관차 대체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조사결과 지난달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8591대로 전달인 1월 1876대보다 357.9% 급증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올해 지자체별 전기차 보조금 규모가 지난달 확정되면서 보조금을 받을 수 없었던 1월 대비 전기차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같은 달의 전기차 판매량인 2042대보다 4배나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점유율 확대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차 인도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중고 전기차 인기의 요인으로 꼽힌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이달 기준 국내 차량의 인도 기간은 평균 6개월이지만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GV60은 출고 대기기간이 1년 이상이었다. 기아의 전기차 EV6는 차를 인도받기까지 15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하면서 전기차 수요가 갑자기 늘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고차 시장에선 등록된 전기차가 바로 팔리거나, 최신 모델의 경우 신차와 비슷하게 가격대가 형성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기업인 케이카에 따르면 중고 전기차 매입 후 판매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지난해 9월 34일이었지만 올해 1월엔 15일까지로 단축됐다.

 

차종별 시세는 지난달 기준 테슬라 모델X의 중고 가격이 작년 12월 대비 955만원,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는 각각 200만원, 183만원 올랐다. 또 다른 중고차 유통 플랫폼인 엔카닷컴에서도 테슬라 모델 S(롱레인지)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의 시세가 지난해 하반기 평균보다 각각 364만원, 162만원 높게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등록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신차 보조금 고갈 사태가 이어지면 중고 전기차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중고 전기차의 몸값 상승세가 이달 중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가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전기차 3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3월 중고차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상승률 1위 모델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최대 5% 수준이었다. 이는 2월 최대 30%대까지 상승했던 것과 다른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는 게 케이카 측의 분석이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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