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총 시즌…‘안정’에 방점 둔 CEO 인사 전망

최희문 메리츠증권·오익근 대신증권·정영채 NH투자증권·박봉권 교보증권·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왼쪽부터)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3월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증권사들이 ‘안정’에 방점을 둔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이 가시화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지속하려는 분위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오는 17일 열리는 주총에서 최희문 부회장의 대표이사 재선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해당 안건이 의결되면 최 부회장은 4연임에 성공하는 것이다.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로 연장되고 증권업계 최장수 CEO였던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재임 기록을 뛰어넘게 된다.

 

 최 부회장은 지난 2010년부터 지금까지 메리츠증권을 대형 증권사 반열에 오르게 한 공을 인정받고 있다. 철저한 성과주의와 인사 및 보상 체계를 바탕으로 고연봉과 실적 성장세를 이뤘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있다.

 

 대신증권도 오는 18일 주총에서 양홍석 부회장과 오익근 대표의 연임을 확정지을 전망이다. 양 부회장과 오 대표는 지난해 11월 각각 부회장과 대표로 승진했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8855억원, 6158억원으로 각각 270.2%, 318.9% 늘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 2일 대표이사 후보로 단독 추대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오는 23일 주총에서 3연임에 성공하는 영예를 얻게 될 전망이다. 2018년 NH투자증권 사장에 오른 그는 2020년 첫 연임에 성공했다. 이달 말부터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해 2024년 3월 말까지 NH투자증권을 맡는다. 

 

 옵티머스 펀드 사건이 재임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지만, 재임 기간 동안 실적이 꾸준히 개선돼 창사 이래 첫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실적 경신을 주도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3167억원에 이르렀다. 

 

 교보증권도 오는 23일 박봉권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박 대표이사는 지난 2011년 2월 교보생명에서 자산운용총괄(CIO) 부사장을 역임한 뒤 2020년 2월부터 현재까지 IB/WM총괄 사장을 맡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전문경영인 회장에 오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의 재선임 안건이 주총에서 다뤄진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증권사 최초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를 달성했다. 최 회장은 1989년 동원증권에 입사한 뒤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와 미래에셋벤처캐피탈 대표이사, 미래에셋증권 사장과 수석부회장 등을 지냈다.

 

 KB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의 수장들은 올해 임기를 이어간다. KB증권은 지난해 말 박정림·김성현 대표이사를 후보로 재추천해 올해 말까지 임기를 이어간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해 3월 연임돼 오는 2024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간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도 작년 말 임기가 1년 연장됐으며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올 연말까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해 실적을 믿고 대부분 CEO 연임을 단행하려는 분위기”라며 “올초부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체제를 택하려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jhy@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