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오현승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의 정기 주주총회가 24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이번 주총에선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여부 및 이사회 내 여성 사외이사 선임 흐름 등이 관심을 끈다. ‘법률리스크’가 여전한 인사를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이 주주들의 동의를 받을 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24일, KB·하나·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5일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우선 KB금융은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에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최 교수는 대한민국 모바일앱어워드 심사위원장, NHN재팬과 e-삼성 재팬의 사업고문 및 카카오 사외이사를 지냈다. 반면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요구하는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해외투자 전문가인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자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접수했다. 이밖에 KB금융은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기타비상무이사(사내이사)로 새로 선임하는 안건도 의결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오는 25일 주총에서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를 비상임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이 행장 내정자는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 최고경영자로서 향후 우리금융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 현안에 목소리를 내게 된다. 또 우리금융은 노성태·박상용·정찬형·장동우 등 기존 4명의 사외이사를 1년 간 재선임하는 안건도 처리한다. 우리금융 최초로 송수영 세종 변호사를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우리금융이 과점주주사 추천이 아닌 방식으로 선임하는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송 변호사는 법률 및 ESG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라면서 “이번 인사가 이사회 내 성(性) 다양성 및 전문성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중간배당 기준일을 6월30일을 명시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 안건도 처리한다.
하나금융지주는 차기 회장 내정자인 함영주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달 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다만 법률리스크를 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함 부회장은 지난 14일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을 이유로 패소했다. 이에 대해 함 부회장은 지난 17일 서울고법에 집행정지를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주총 소집공고 정정공시를 통해 “기존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의 효력은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까지이므로 본 판결에도 불구하고 후보자가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밝혔다. ISS는 하나금융의 주총 안건 중 함 부회장의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 행사를 권고했다.
이 밖에 하나금융은 백태승·김홍진·허윤·이정원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고 이강원 법무법인 다담 대표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백태승·이정원·박동문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도 다룬다. 또 이사회 운영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를 병합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 안건도 의결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신한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굵직굵직한 이슈가 없다. 이 회사는 이번 주총 때 임기만료가 도래하는 박안순·변양호·성재호·윤재원·이윤재·진현덕·허용학·김조설 사외이사 등 7명의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신규 사외이사엔 여성 경제학자인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를 선임한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김 교수에 대해 “경제학을 바탕으로 인권과 사회복지 분야의 우수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은 감사위원회 워원으로 배훈·성재호·윤재원 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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