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자회사 덕에 '방긋'…잇단 투자유치로 신약개발 속도

GC녹십자 미국 자회사 큐레보, 700억원 규모 투자유치
대웅제약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 260억 브릿지 투자유치
유한양행 자회사 이뮨온시아, 245억 규모 투자유치

사진=대웅제약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자회사 덕분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알짜 자회사들이 대규모의 투자 유치는 물론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자회사들은 제약 모회사인 형들을 뛰어넘어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앞으로도 자회사를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 사업 확대와 시설 확충,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의 미국 자회사 큐레보는 지난달 11일 6000만달러(약 7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첫번째 기관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전문 투자사인 RA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주도했다. 어쥬번트 캐피탈,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 EN 인베스트먼트와 GC녹십자가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다.

 

큐레보는 유치한 자금을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CRV-101 임상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 후보물질은 기존에 승인된 제품과 효과는 비슷하면서도 부작용 부담은 적도록 설계됐다. 회사 측은 “조달된 자금은 67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CRV-101의 임상 2b상에 쓰일 것”이라고 전했다. 

 

대웅제약의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지난달 4일 260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를 유지했다. 이번 브릿지 투자에는 신규 투자사인 스틱벤쳐스 및 인터베스트와 함께 시리즈 A에 참여한 기존 투자사인 키움인베스트먼트, 이앤벤처파트너스, 데일리파트너스,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이번 투자 재원을 바탕으로 ‘비마약성 골관절염 통증 치료제’의 임상을 가속해 임상 2상을 마치고, 글로벌 제약사에 라이센싱 후 2025년 기업공개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난청 치료제, 뇌질환 치료제를 포함한 8개의 신약 파이프라인 연구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아이엔테라퓨틱스의 비마약성 골관절염 통증 치료제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계열 진통제나 마약성 진통제 트라마돌 보다 앞선 효능을 전임상에서 입증한 바 있다. 비마약성 진통 치료제에 관심을 가진 여러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기술수출 등의 협의를 진행 중이다.

 

면역항암제 전문기업 이뮨온시아는 올해 초 245억원 규모의 상장전 지분투자(프리 IPO)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019년에는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4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누적 투자금액은 700억원에 달한다. 이번 투자에는 1대 주주인 유한양행이 SI로 증자에 참여했다.

 

이뮨온시아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과 비임상 개발 등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뮨온시아는 유한양행과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 ‘소렌토 테라퓨틱스’가 합작해 설립한 면역항암제 전문 신약개발 기업이다. 지난해 3월 중국 3D메디슨에 CD47 항체 후보물질 ‘IMC-002’의 중국지역 개발권리를 총 5400억원에 기술 이전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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