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확대…투자자 유치 경쟁 ‘치열’

사진=카카오페이증권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확대하고 나섰다. 소수점 거래는 주식 1주를 쪼개 소수점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로, 소액 투자자 및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 투자자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어 증권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8월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현재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토스증권 등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는 정규장 마감 30분 전까지 수량이나 금액만 입력하면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 계좌를 분리하거나 1주 단위 주문과 소수점 단위 주문 중 하나만 선택해 구분해야 하는 불편함 없이 하나의 계좌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최근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늘어나면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다. 소액 투자자들이 미국 우량주식에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것도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의 장점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예탁원을 통한 미국 주식 결제금액은 2018년 224억7000만달러(약 27조2700억원)에서 지난해 3700억5000만달러(약 450조원)로 크게 늘었다. 불과 3년 사이 거래금액이 15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3월30일까지 미국 주식에 대한 국내 월 평균 결제금액은 291억달러(약 35조3600억원)다. 지난해 월 평균 결제금액인 308억3720만달러(약 37조5200억원)보다 다소 낮은 수치지만, 이 기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결제금액 감소 폭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선 핀테크 기반 증권사들이 내놓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모바일로 간편하게 가입하고 사용할 수 있는 핀테크 증권사들을 이용하는 MZ투자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소수점 거래 대상은 테슬라, 디즈니, 구글 등 미국 우량 주식 24개에 불과하다. 이후 거래 종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토스증권은 이달부터 실시간 해외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토스증권에서 제공하는 2700여개의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등을 대상으로 하며, 1000원부터 투자금액을 입력해 매수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서학개미가 증가하면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났다”며 “증권사들이 차별화를 강조한 서비스로 투자자 유치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시장 제도가 국내 증시와 다르다는 점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 이용 시 주의사항 중 하나다. 일일 상하한가 제도가 없어 단기간 주가 변동이 클 수 있다. 결제지연이 비교적 자주 발생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예탁원 관계자는 “미국 현지 이벤트나 세율 등에 대한 사전 정보 취득이 불가하므로 충분한 정보 탐색과 신중한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며 “현재 소수점 거래와 관련해 투자자의 의결권을 최대한 반영하는 쪽으로 논의 중이다. 여러 가지 검토를 끝낸 후 가장 합리적인 선에서 결론을 내야 하기에 세부적인 사항은 올해 9월쯤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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