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쌍용자동차 인수전 2라운드가 본격화되자 관련주들이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계속된 투기성 주문에 관련 기업들의 거래정지 리스크가 높아지자, 금융투자업계에선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 의지를 밝힌 KG그룹 계열사에 지난 4일 동안 개인투자자들이 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사흘 간 KG그룹 계열사들은 33~66%라는 높은 등락폭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긴축 기조 강도가 높아지면서 최근 국내외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KG그룹주인 KG케미칼, KG스틸, KG스틸우, KG모빌리언스, KG ETS 등 주가들은 대부분 강세를 이어갔다.
특히 KG스틸우는 이날에만 29%이상 급등하는 등 한국거래소의 ‘거래정지 요건’에 해당되기도 했다. KG스틸우는 KG그룹의 쌍용자동차 인수전 참여 소식이 전해진 지난 6일부터 급등했다. 지난 5일 종가인 10만6500원과 비교하면 불과 5거래일 만에 238%나 폭증했다. 현재 KG스틸우는 39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KG동부제철우는 지난 8일 하루동안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도 했다. 이날 다른 KG그룹주들은 소폭 하락세를 보이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인수전에 나선 쌍방울그룹 계열사 주가도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쌍방울은 지난달 31일 쌍용차를 인수한다는 얘기가 나온 후 3거래일 동안 주가가 108.3% 급등했다. 이후 3거래일 간 30% 이상 하락했다. 쌍방울그룹 계열사 중 나노스 주가도 강세를 이어가다 이날 소폭 감소세를 나타냈다. 다른 계열사인 광림, 미래산업, 아이오케이, 비비안 등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쌍용차 인수 불발 후 내리막길을 걷던 에디슨EV는 지난달 30일부터 거래 정지 상태다. 현재 상장 폐지 위기까지 처해있다. 에디슨EV는 대주주 투자 조합의 주식 처분으로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5월 말만 해도 에디슨EV 주가는 7100원에 불과했다. 이후 쌍용차 인수 소식에 지난해 11월 종가 6만3400원까지 치솟으며, 6개월 만에 주가가 792% 급등했다.
쌍용차 인수와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자 업계 전문가들은 인수 의사를 밝힌 회사 투자에 신중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회사의 재정 상황이나 운영력 보다 인수설에 주가가 오르고 있는 만큼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주가조작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임원회의를 통해 “최근 상장기업의 인수를 통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본시장을 악용해 시장 신뢰성이 저하되고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정 테마주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 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체계적으로 협력하고 관련부서와 긴밀하게 공조해 조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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