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유은정 기자] 보험 시장의 ‘메기’(생태계를 흔들어 기존 기업을 자극하는 역할)로 거론되는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이 3분기 공식으로 출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는 거대한 새로운 경쟁자 등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제7차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손보의 보험업 영위를 허가했다. 지난해 12월 본인가 신청을 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한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9월 보험사 설립을 위한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을 설립하고 12월 금융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카카오손보가 본인가 후 출범하게 되면 보증보험과 재보험을 제외한 손해보험업 전 종목을 다룰 수 있다. 금융위는 카카오손보가 영위할 수 있는 사업 예시로 동호회·휴대폰 파손 보험 등의 ‘DIY’(Do It Yourself) 보험 등을 언급했다. 카카오페이 측은 이러한 생활밀착형 보험부터 사업을 시작해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을 이끌고 있는 최세훈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 환경에 맞춘 다양한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보험의 문턱을 낮추고 사랑받는 금융 서비스가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손보가 3분기 공식으로 출범하면 기존의 빅테크(대형 IT기업)가 설립하는 첫 번째 보험사가 된다. 현재 디지털보험사는 교보라이프플래닛, 캐롯손해보험 등이 있지만 이들은 기존 보험사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카카오손보의 출범 예고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MAU(월 이용자 수)가 5000만명에 육박하는 카카오톡이라는 거대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규 고객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손보는 카카오페이의 수천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와 카카오 생태계와 연동되는 보험 상품 출시 가능성을 고려하면 미니 보험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장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에서는 카카오손보의 등장이 보수적인 보험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보험사는 빅테크에 비해 장기 상품에 대한 노하우, 위험관리능력 등에는 강점이 있지만, 시스템과 인력의 경직성, 비금융 데이터 접근성 및 신기술 활용도 등에는 약점이 있다. 또한 보험업은 이미 대기업에 기반을 두고 있어 오히려 카카오의 디지털 기반의 사업이 보험 시장에 메기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손보가 플랫폼 연계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편익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카카오의 비대면 채널에서 플랫폼 경쟁력이 강해 기존 보험사에 분명 메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산업 혁신과 경쟁 촉진을 위해 비금융회사에 대한 금융업 관련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보험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들이 진입하고 있다”며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은 보험사에 경쟁 심화로 인한 고객 이탈과 판매 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 감소 등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이어 “보험사는 빅테크의 새로운 사업 모형, 디지털 혁신 등을 벤치마크해 새로운 수익 기반 창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성 제고를 통한 고객 만족도 향상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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